꽃보다 부처님 만나러 갈까요?

입력 2007년05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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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이에 동명이인(同名異人)이 있듯 절에도 ‘같은 이름, 다른 절’이 있다. 경북 영주와 충남 서산에 있는 부석사(浮石寺)가 그러하고, 전남 순천과 전북 완주에 있는 송광사(松廣寺) 또한 한글은 물론 한자 표기까지 똑같은 이름의 절들이다.



‘송광사’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순천 송광사를 떠올린다.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3보 사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순천 송광사의 명성이 워낙 쩌르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송광사도 그 못지않은 연륜을 가진 절이다. 또 창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순천 송광사와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신라 때 백련사라는 이름으로 개창된 후 역사의 변천 속에 거의 폐찰이 된 것을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이곳을 지나다가 예사롭지 않은 절터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그후 순천 송광사를 개창한 지눌은 제자들에게 옛 백련사지에 절을 복원할 것을 발원했고, 그 뜻을 이어받은 제자들이 조선 광해군 15년(1622)에 이곳에 절을 세우고 송광사라 이름 했다.



이런 오랜 연륜과 달리 송광사는 공원처럼 잘 꾸며진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여느 절과 달리 평지에 위치하고 있는 평지가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넓은 절 마당은 곳곳에 쉼터가 마련되었고, 조경을 생각한 꽃과 나무들이 절을 에워싸고 있다.



사실 그보다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이 벚꽃이다. 송광사는 절 그 자체보다 벚꽃으로 더 유명하다. 절까지 이어지는 10리 진입로가 벚나무 가로수길이다.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가 길게 줄 잇는데, 봄날이면 만개한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꽃구경을 왔던 행락객들이 덤으로 절 구경을 하다가 뒤늦게 절집의 매력에 빠지기도 한다.



일주문에서 금강문, 천왕문을 통과하면 대웅전을 비롯해 송광사의 여러 전각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중 절 마당에 자리한 종각은 유난히 그 모습이 두드러진다. 마치 학(鶴)이 내려앉은 듯한 모습을 한 국내 유일의 아(亞)자형 지붕의 종각으로, 종을 중심으로 사방에 사물을 갖추었다. 보물 1244호로 지정된 건축물이다.



국내 최대 크기의 소조 좌불이 있는 대웅전도 보물이다. 대웅전에는 석가여래·약사여래·아미타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고, 좌우에 목패, 천장에 주악비천도 11폭이 장엄하게 조성되어 있다. 대웅전의 불상을 비롯해 나한전, 지장전에 있는 불상들은 나라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리는 이적을 보인다. 특히 대웅전의 불상은 KAL기 폭파사건, 12.12사건, 군산 훼리호 침몰사건, 강릉 잠수함 출몰, 그리고 97년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엄청난 양의 땀과 눈물을 흘려 I.M.F 한파를 예견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송광사는 병자호란으로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두 왕세자를 청나라에 볼모로 보낸 인조가 아들의 무사 귀환과 국란의 아픔을 부처님의 가호로 치유하고자 대대적으로 중창한 호국원찰이다. 그런 만큼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면 불상이 땀과 눈물을 흘리는 이적을 보인다고 불자들은 믿으며, 영험한 기도처로 오늘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맛집

전주에서 진안으로 가는 길목인 국도 26번 길에 자리한 화심리는 순두부 마을로 유명하다. 그중 화심순두부집(063-243-8268)은 맛에서나 연륜에서나 가장 손꼽히는 곳. 뚝배기에 돼지고기를 총총 다져넣고 갖은 양념을 해 되직하게 끓인 순두부백반과 겉절이가 소문났다. 또 금방금방 만들어내는 뜨끈뜨끈한 생두부도 고소한 맛으로 손님들을 사로잡는다. 송광사 벚꽃길에 자리한 금오가든(063-243-8850)은 두부버섯전골과 한방옻닭 등을 선보인다.



*가는 요령

호남고속도로 전주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전주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조금 달리면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오른쪽 길은 전주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고, 좌측길은 시내를 비껴가는 외곽도로이다. 좌회전해 진안, 임실, 남원 방면으로 직진하면, 익산, 봉동으로 빠지는 17번 국도를 지나 진안으로 빠지는 26번 국도와 만나는 우아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진안방향으로 좌회전해(직진길은 지하차도이므로 차를 우측 차선으로 빼야 좌회전이 가능하다) 26번을 타고 달리면 진안으로 넘어가는 소태정고개를 넘기 전에 화심리가 나온다.



송광사는 진안방향으로 달리다가 소양면 - 마수교에서 좌회전 - 벚꽃 터널을 지나 2km쯤 가면 왼쪽으로 송광사 주차장이 나온다. 도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찾기 쉽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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