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거진 숲, 눈부신 신록 속에 잠든 큰 스승

입력 2007년05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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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숲속 자운서원
주말, 평일 가릴 것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막히는 교통체증으로 요즘은 ‘훌쩍 떠나 드라이브를 즐긴다’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 서울을 벗어나려면 한바탕 곤욕을 치르는 일이 예사다. 그러나 막힌다막힌다해도 서울 근교에는 아직 ‘드라이브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몇 남아 있다. 계절적으로도 이 맘 때 그 곳은 신록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 한 곳인 경기도 파주시 법원리에 자리잡은 자운서원.



자운서원은 율곡 이이(1536∼1584)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사당으로, 이 곳에는 한국의 이상적인 여인상으로 추앙받는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을 비롯해 율곡의 가족이 잠들어 있다. 율곡은 중종 31년(1536) 외가인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지만 법원리를 비롯해 율곡리 등 파주시 일대는 율곡의 선조인 덕수 이 씨가 대대로 살아 온 고장이다. 법원리는 울창한 숲이 조그만 분지를 빙 둘러싸고 있어 아늑하고 경치가 뛰어난 곳이다.



율곡선생 묘소앞 문인석
조선 중기 대학자이며 정치가인 율곡은 성리학의 큰 줄기를 이루며 <성학집요>, <격몽요결>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광해군 7년(1615)에 세운 이 서원은 효종 1년(1650)에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사액서원으로 ‘자운’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숙종 39년(1713)에 율곡의 뒤를 이은 학자인 김장생(1548∼1631)과 박세채(1632∼1695)를 추가로 모셨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고종 5년(1868)에 폐쇄됐다. 그 뒤 서원 터에서 제단을 세워 제사를 지내 왔으나 6·25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됐고, 지금 있는 건물은 새로 지은 것이다.



율곡선생 묘소
대문 격인 자운문을 들어서면 위패를 모신 사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당은 정면과 측면이 모두 3칸인 작은 건물로, 사당 안쪽에는 이이의 영정을 중심으로 좌우에 김장생과 박세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서원 입구 양쪽에는 수령 400년 가까운 느티나무 두 그루가 호위하듯 서 있다.



서원 오른쪽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오르면 율곡과 신사임당 묘를 비롯한 13기의 가족묘가 자리하고 있다. 합장한 부모의 묘보다 율곡의 묘가 위쪽에 있는데, 이는 학문을 숭상하던 당시의 풍습 때문이다. 소나무와 밤나무가 우거진 묘역에 서면 서원 구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소풍온 아이들
서원 안에는 율곡 선생과 사임당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관이 있으며, 서원 건물 외에도 묘소, 묘정비, 삼문, 문성문, 잔디광장, 연못, 약수터, 재실 등이 있다.



우거진 숲속 뻐꾸기 울음소리만이 유일하게 정적을 깨는 서원 안은 조용하고 여유있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그 때문인지 이 곳은 유치원생과 학생들의 소풍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꽃송이가 축축 늘어진 등나무 그늘 아래, 먹을거리를 펼쳐 놓고 웃음꽃을 피우는 가족들의 모습도 신록 속에 잘 어우러진다.



신사임당 묘를 비롯한 율곡의 가족묘
*맛집

자운서원에서 나와 37번 국도를 타고 적성 방면으로 10분쯤 달리면 ‘임진강폭포어장’(031-959-2222)이 나온다. 음식점과 양식장을 겸한 곳으로, 이제는 레저타운으로 더 소문났다. 5,000여평의 송어양식장과 5만여평에 조성된 자연동산, 허브농원, 10m 쌍립 인공폭포, 초대형 분수대, 어린이놀이터, 3,000여평의 퍼팅전용 골프장 등을 갖추고 있다. 통유리 밖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전문요리센터에서는 송어, 은어, 장어, 향어, 메기 등으로 회, 양념구이, 덮밥, 매운탕, 튀김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특히 맑고 차가운 물에만 사는 냉수성 어종인 송어는 고단백, 고핵산 식품으로 비만증 및 미용효과에 좋은 식품으로 유명하다.



*가는 요령

서원 안의 수령 400년 고목
일반적인 코스는 국도 1번인 통일로를 따라 달리다가 문산 4거리에서 우회전한다. 37번(적성 방면) 국도와 겹치는 지방도를 타고 선유4리 3거리에서 우측 법원리 방면으로 향한다. 법원리 4거리에서 100m 정도 문산 방면으로 가다가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들어간다. 법원여중을 지나 고개를 넘으면 율곡교육연수원에 이어 자운서원 주차장에 이른다. 자유로를 탈 경우 문산 출입구, 혹은 자유로 종착지인 임진각까지 올라가서 문산 4거리로 내려와 찾아가도 시간이 그리 걸리지 않는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서원 내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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