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와 휘발유 그리고 경유

입력 2007년06월1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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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에 LPG 연료 사용을 허가하는 문제를 놓고 정책토론회가 최근 열렸다. 현장에 가보니 해당 분야에서 목소리 크다는 사람은 모두 모인 듯 했다. 정유업계와 LPG업계는 물론 자동차업계와 시민단체까지 한 자리에 앉았다. 그 만큼 국내 시장에서 연료문제가 첨예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다.

토론은 대체적으로 휘발유보다 저렴한 LPG를 경차가 사용하면 경제적 혜택에 따라 경차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보고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유업계의 반발은 거셌다. 경차를 보급하려면 휘발유가격을 LPG 수준으로 낮추면 되는데 굳이 LPG를 수입해서까지 쓸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정유업계의 휘발유 및 경유 고수 입장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패널들은 무엇보다 환경문제를 내세웠다. 당장의 연료경제성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절박한 현실을 정유업계가 일방적으로 외면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연료전지 등의 새로운 대체동력원을 개발중인 상황에서 정유업계가 기존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문제를 극구 반대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는 얘기다. 한 발표자는 심지어 "정유업계가 변해야 한다. 언제까지 휘발유 및 경유 등의 화석연료 사용만을 고집할 것인가"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단순히 경차에 LPG를 쓰게 만들어 경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마련된 정책토론회가 연료가격의 구조적인 체계는 물론 지구환경까지 걱정하는 자리가 됐다. 사실 이번 경차관련 정책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연료가격체계에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휘발유:경유:LPG의 가격비율을 세금으로 100:85:50으로 맞춘 상황이다보니 정유업계의 불만이 높을 만도 했다. 세금으로 휘발유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놓고, 경차 보급을 위해 LPG를 사용토록 하겠다는 정책에 정유업계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것. 그러나 다른 참가자들은 국가라는 큰 틀에서 이번 문제를 봐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경차 보급이 늘면 에너지수요가 그 만큼 줄어들고, 이는 곧 국가 이익과 직결된다는 논리였다.

그렇다면 경차가 늘어나면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까. 일견 맞는 말인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다고는 볼 수 없다는 비공식적(?) 주장도 나왔다. 이 날 참석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토론 참가자들이 "참으로 무지하다"는 말로 정책의 비효율성을 꼬집었다. 경차 보급이 확산되는 건 좋지만 경차 보유자의 절반 이상은 경차를 두 번째 차로 운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경차 보유가구의 대부분이 경차 외에 또 다른 차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 그는 이어 경차뿐 아니라 서민들에게 진정한 혜택을 주려면 가족의 첫 차로 많이 구입하는 소형차와 준중형차에 LPG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LPG차 감소 원인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공식 패널들은 LPG차 감소 이유가 단순히 소비자들의 외면 때문으로 설명했다. 그러자 그는 "LPG차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LPG가격 인상"이라며 "이번에도 경차에 LPG 연료 사용을 허가해 놓고, LPG 수요가 많아지면 LPG에 부과하는 세금을 올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LPG 경차가 뿌리 내리려면 추가적인 LPG관련 세금 인상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한 셈이다.

어쨌든 이번 정책토론회는 경차에 LPG 연료를 사용하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는 하나 LPG 경차를 허용하자는 쪽으로 입장이 모아졌다. 다만 그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선 정유업계와 LPG업계 그리고 자동차업계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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