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서진발 기자 = 현대자동차노조(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의 한미FTA 비준 반대파업 강행에 대해 울산시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매년 되풀이하는 정치파업으로 회사와 국가경제가 멍들고 지난 해에는 정치파업으로 인한 연간 생산목표 미달로 연말 성과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데 대해 지난 연초 협상 보다는 파업을 동원, 국민적 우려를 낳은지 불과 6개월도 되지 않아 또다시 정치파업을 하겠다는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가 연초 성과금 투쟁을 벌일 당시 회사와 전임 노조위원장이 임단협 때 뒷돈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고 그 전에도 취업비리, 납품비리 등 노조간부의 비리가 잇따라 불거지는 등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파업을 밀어부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울산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민적 불신과 우려, 분노는 물론 노조 내부에서 조차 "파업명분이 없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데도 노조집행부가 파업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현대차노조는 우선 올해 산별노조로 전환하면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됐기때문에 지부단위에서는 파업 여부에 대해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금속노조는 자체규약에 "조합산하 조직은 조합 의결기관에서 결정한 쟁의 관련 사항을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중앙대의원대회에서 파업 여부를 결정하면 집행기관에 불과한 지부로서는 거부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상욱 현대차지부장은 "파업은 금속노조 대의원대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 사안이며, 파업 유보도 그렇게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업에 반대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정서는 잘 알지만 현재의 시스템상 금속노조에서 파업을 결정한 이상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이 때문에 금속노조 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시스템과 금속노조 및 지부의 권한과 한계를 조합원들에게 설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금속노조는 왜 파업하려는 것일까?
정갑득 금속노조위원장이 "한미FTA가 노동자의 고용문제, 삶의 질을 파괴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파업한다"고 밝혔듯이 근본적으로 한미FTA가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상욱 현대차지부장이 "궁극적으로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파업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다 올해 산별노조로 출범해 지난 5월 초 완성차 업계를 비롯한 사용자 측에 단협을 위한 중앙교섭 요구안을 발송했으나 현대차 등이 응하지 않자 이번 기회를 통해 금속노조의 존재와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면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적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출범 초기에 사용자에게는 확실하게 중앙교섭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정부나 각 정당에도 완성차와 부품업체, 조선, 철강 업종을 아우르는 금속노조의 힘을 보여주는데 이번 현대차 정치파업이 큰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여러 업종과 노동운동의 계파가 모인 금속노조 내 일종의 파워게임이 이번 정치파업을 강경하게 몰고 갈 것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런 측면을 감안할때 이달 25∼29일 정치파업은 안팎의 비난여론이 아무리 드세도 예정대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노동계 안팎의 전망이다.
현재 불 붙고 있는 현대차 노조 내부의 파업반대 목소리와 울산시민의 분노, 전국적 비난여론이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의 파업방침에 어떤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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