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세월도 남한강 줄기에 두둥실…

입력 2007년06월2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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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월헌의 서정.
조선조 두 성왕의 도타운 자혜가 면면히 이어지고, 말없이 흐르는 남한강 줄기에 아쉬운 듯 머뭇거리는 붉은 저녁놀, 은은하게 번지는 고찰 신륵사의 저녁 예불 종소리…. 경기도 여주땅에서 만날 수 있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름난 명승 유적지와 문화재가 줄잇는 여주 나들이길에는 잠시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한다. 어느 곳을 먼저 들러보는 게 좋을까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신륵사는 여주에서 첫손 꼽히는 명승지다. 남한강변 봉미산(155m) 자락에 위치해 있어 이 맘 때면 특히 울창한 숲그늘이 경내를 덮고, 동대를 감도는 남한강의 유장한 물줄기가 절경절승을 이룬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신륵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나 정확하지 않다. 강가 암반 위에 벽돌로 쌓은 다층전탑이 있다고 해서 벽사라고도 불렸던 절이 신륵사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고려말 나옹화상의 전설같은 이야기 때문이다.



조사당 앞 향나무.
어느 날 절에서 멀지 않은 남한강변의 마암(말의 형상을 한 바위)에서 용마 한 마리가 나와 미친 듯이 날뛰었다.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자 나옹화상은 절에서 신비로운(神) 굴레(勒)를 가져다 씌워 미친 말을 양순하게 만들었다. 이 후 나옹화상이 이 곳에서 입적하자 그를 흠모하던 고려 우왕이 사리탑을 세우고 사찰을 중창해 절의 이름을 신륵사로 바꿨다.



조선 성종 때는 영릉(英陵)의 원찰로 삼아 절 이름을 보은사라고 고쳐 부르기도 하는 등 왕실의 보호를 받아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릴 만큼 번창했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폐허가 됐다. 이 후 중수돼 오늘날에 이르는 신륵사는 깊은 역사와, 그에 걸맞는 웅장한 규모, 빼어난 주변 경관이 돋보인다.

극락보전.


경내에는 목조 아미타삼존불상이 봉안된 극락전을 비롯해 조사당, 다층전탑, 다층석탑, 대장기비, 보제존자 석종, 석종비, 석등 등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8점이 있다. 그 밖에 강월헌, 구룡부, 명부전, 십왕전, 산신당 등 부속건물이 있는데, 특히 강변 동대 위에 세워진 6각 정자인 강월헌은 넘치는 운치를 자랑한다. 나옹화상을 다비하던 강변의 반석 위에 높이 9.4m의 다층석탑이 세워져 있는 바로 그 아래 자리잡고 있다. 사방이 툭 터진 정자 위에 오르면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황포돛배를 단 유람선이 두둥실 강줄기에 떠 있는 풍경이 그림같다.



대장각기비.
태조가 심었다는 향나무, 나옹선사의 지팡이가 싹터 자랐다는 은행나무를 비롯해 무학대사가 스승을 모실 조사당을 건립하고 심었다는 500년생 종향나무도 신륵사 경내에서 놓치지 말고 찾아볼 것. 이 일원은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맛집

보물로 지정된 다층전탑.
신륵사 입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음식점이 즐비하다. 이들은 대부분 남한강에서 잡아올린 쏘가리, 붕어, 잉어 등 민물고기를 재료로 한 매운탕집이다. 이 곳에서 잡힌 고기는 해감내가 없고 달착지근해 그 맛이 별미로 손꼽힌다. 용궁식당(031-885-2604)이 터줏대감. 시원한 먹거리를 원한다면 천서리 이포대교 앞 4거리에 형성된 막국수촌을 찾아가도록. 메밀로 만든 막국수의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별미다. 시원한 동치미국물은 내장까지 얼얼하게 만든다. 한방편육 한 접시를 곁들이면 푸짐한 식사가 된다. 강계 봉진 막국수(031-882-8300).



*가는 요령

심우도가 그려진 극락전 벽면.
영동고속도로 여주 인터체인지를 나와 국도 37번을 타고 여주, 양평 방면으로 향한다. 터미널 4거리에서 우회전해 1.5km 직진하면 여주대교가 나온다. 여주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80m 들어가면 신륵사 주차장이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유명한 천서리 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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