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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월헌의 서정. |
조선조 두 성왕의 도타운 자혜가 면면히 이어지고, 말없이 흐르는 남한강 줄기에 아쉬운 듯 머뭇거리는 붉은 저녁놀, 은은하게 번지는 고찰 신륵사의 저녁 예불 종소리…. 경기도 여주땅에서 만날 수 있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름난 명승 유적지와 문화재가 줄잇는 여주 나들이길에는 잠시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한다. 어느 곳을 먼저 들러보는 게 좋을까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신륵사는 여주에서 첫손 꼽히는 명승지다. 남한강변 봉미산(155m) 자락에 위치해 있어 이 맘 때면 특히 울창한 숲그늘이 경내를 덮고, 동대를 감도는 남한강의 유장한 물줄기가 절경절승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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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
신륵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나 정확하지 않다. 강가 암반 위에 벽돌로 쌓은 다층전탑이 있다고 해서 벽사라고도 불렸던 절이 신륵사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고려말 나옹화상의 전설같은 이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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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당 앞 향나무. |
어느 날 절에서 멀지 않은 남한강변의 마암(말의 형상을 한 바위)에서 용마 한 마리가 나와 미친 듯이 날뛰었다.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자 나옹화상은 절에서 신비로운(神) 굴레(勒)를 가져다 씌워 미친 말을 양순하게 만들었다. 이 후 나옹화상이 이 곳에서 입적하자 그를 흠모하던 고려 우왕이 사리탑을 세우고 사찰을 중창해 절의 이름을 신륵사로 바꿨다.
조선 성종 때는 영릉(英陵)의 원찰로 삼아 절 이름을 보은사라고 고쳐 부르기도 하는 등 왕실의 보호를 받아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릴 만큼 번창했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폐허가 됐다. 이 후 중수돼 오늘날에 이르는 신륵사는 깊은 역사와, 그에 걸맞는 웅장한 규모, 빼어난 주변 경관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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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락보전. |
경내에는 목조 아미타삼존불상이 봉안된 극락전을 비롯해 조사당, 다층전탑, 다층석탑, 대장기비, 보제존자 석종, 석종비, 석등 등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8점이 있다. 그 밖에 강월헌, 구룡부, 명부전, 십왕전, 산신당 등 부속건물이 있는데, 특히 강변 동대 위에 세워진 6각 정자인 강월헌은 넘치는 운치를 자랑한다. 나옹화상을 다비하던 강변의 반석 위에 높이 9.4m의 다층석탑이 세워져 있는 바로 그 아래 자리잡고 있다. 사방이 툭 터진 정자 위에 오르면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황포돛배를 단 유람선이 두둥실 강줄기에 떠 있는 풍경이 그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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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각기비. |
태조가 심었다는 향나무, 나옹선사의 지팡이가 싹터 자랐다는 은행나무를 비롯해 무학대사가 스승을 모실 조사당을 건립하고 심었다는 500년생 종향나무도 신륵사 경내에서 놓치지 말고 찾아볼 것. 이 일원은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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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물로 지정된 다층전탑. |
신륵사 입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음식점이 즐비하다. 이들은 대부분 남한강에서 잡아올린 쏘가리, 붕어, 잉어 등 민물고기를 재료로 한 매운탕집이다. 이 곳에서 잡힌 고기는 해감내가 없고 달착지근해 그 맛이 별미로 손꼽힌다. 용궁식당(031-885-2604)이 터줏대감. 시원한 먹거리를 원한다면 천서리 이포대교 앞 4거리에 형성된 막국수촌을 찾아가도록. 메밀로 만든 막국수의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별미다. 시원한 동치미국물은 내장까지 얼얼하게 만든다. 한방편육 한 접시를 곁들이면 푸짐한 식사가 된다. 강계 봉진 막국수(031-882-8300).
*가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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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우도가 그려진 극락전 벽면. |
영동고속도로 여주 인터체인지를 나와 국도 37번을 타고 여주, 양평 방면으로 향한다. 터미널 4거리에서 우회전해 1.5km 직진하면 여주대교가 나온다. 여주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80m 들어가면 신륵사 주차장이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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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천서리 막국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