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난 반일 군중 때문에 일본계 자동차딜러들은 광복절에 문을 닫는다"
미국의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17일자 온라인판에는 이 같은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자동차 수입이 애국심을 테스트한다”는 제목으로 송고된 로이터통신의 한국발 기사를 이 신문이 받아서 실은 것. 문제의 기사는 국내 수입차시장 상황을 리포트한 기사로, 최근 수입차시장의 성장세와 가격문제, 국산차와의 비교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문제는 기사중간의 “최근까지만 해도 일본계 자동차딜러들은 일본에 반대하는 성난 군중 때문에 광복절에 전시장을 닫아야 했다…”는 대목이다. 혼다의 분당 딜러인 혼다휴젠 관계자의 말을 인용, 마치 반일감정 때문에 딜러들이 큰 곤란을 겪는 것처럼 그리고 있다.
이 발언을 한 관계자는 “휴젠은 문을 연 지 1년이 채 안돼 해당되지 않으나 다른 일본 브랜드의 경우 지방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예전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을 한 것이지 요즘 상황을 말한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 해명도 사실과 다르다. 어떤 일본계 딜러도 반일감정 때문에 전시장 문을 닫았던 적이 없어서다. 혼다와 렉서스, 인피니티는 이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한 목소리로 답했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도 “반일감정 때문에 일본계 브랜드의 전시장이 문을 닫았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확인했다. 한 마디로 말같지 않은 얘기라는 것.
오히려 일본차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사참배, 독도문제, 교과서 파동, 정신대관련 망언 등이 불거져 한일관계가 나쁠 때가 많았음에도 한국에서 일본차의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올 상반기 일본차들은 수입차시장 점유율 30%를 넘겼고, 혼다와 렉서스가 시장 1, 2위를 다툴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일본차들을 차별하거나 해코지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일본차들이 이 정도로 선전하는 것도 사실 이상한 일"이라며 "일본차 딜러들은 반일감정을 탓하며 엄살을 떨 게 아니라 일본차를 사주는 고객들에게 크게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막연한 피해의식에 젖은 딜러 관계자의 실언이 국내 수입차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한편, 수입차 전시장이 외부 영향으로 문을 닫았던 건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시위대를 피해 성수동의 캐딜락·사브 전시장이 잠시 문을 닫았던 게 거의 유일한 사례로 알려졌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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