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거래하는 두 가지 방식 중 하나인 사업자거래가 당사자거래보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자거래는 매매업체가 매입하거나 차 소유자에게 위탁받은 차를 소비자가 사가는 것이고, 당사자거래는 개인끼리 직접 사고파는 걸 말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중고차업계는 탈세와 소비자 피해를 일으키는 위장 당사자거래가 줄어들어 거래 시스템이 투명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 1~5월 전국 중고차 거래유형 분석결과 총 거래대수 77만6,565대 중 사업자거래는 43만4,246대, 당사자거래는 34만2,319대로 사업자거래가 9만대 정도 많았다. 또 사업자거래 비중은 1월 58.8%, 2월 53.4%, 3월 54.5%, 4월 56.2%, 5월 56.9%로 당사자거래를 계속 앞질렀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말에는 사업자거래대수와 당사자거래대수의 격차가 2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거래대수는 당사자거래대수보다 2004년에는 2만대, 2005년에는 8만대, 2006년에는 16만대 각각 많았다.
업계는 사업자거래가 당사자거래보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이유를 ‘소비자’에서 찾고 있다. 소비자들이 구입 즉시 이전을 원하는 데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물을 수 있어 매매업체를 통한 거래를 선호한다는 것. 당사자거래는 차를 싸게 살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이전등록이 불편하고 나중에 차에 문제가 발생해도 법적인 보호를 받기 어려워 위험부담이 그 만큼 크다. 중고차딜러끼리 사고 팔 경우도 차에 이상이 생겼을 때 차를 구입해간 딜러가 차를 판 딜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고 거래시간도 줄어든다는 장점 때문에 사업자거래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에 따라 실제로는 중고차딜러가 소비자나 다른 딜러에게 차를 파는 사업자거래를 했으나 탈세를 위해 개인 간 거래로 속이는 위장 당사자거래가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위장 당사자거래는 딜러가 아닌 개인끼리 사고 파는 거래처럼 속이기 위한 것으로, 소비자가 매매업체에서 딜러에게 차를 샀더라도 문제가 생기면 적절히 보상받지 못한다.
사업자거래 증가에는 SK엔카, 서울자동차경매장 등 기업형 중고차관련 업체들이 직접 매입하는 중고차가 많아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금융기관이나 법인체 등에서 대량으로 나오는 중고차를 사업자거래로 사들이는데, 위장거래를 할 경우 세무조사 등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장안평조합이 이에 앞서 올 1~3월 사업자거래 유형을 분석한 결과 매매업체가 직접 사들이는 매입이 판매의뢰자 앞으로 명의를 놔둔 채 소비자에게 차를 파는 위탁거래보다 많은 것으로 나왔다. 장안평조합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총 거래대수 4,147대 중 1,542대가 알선거래였다. 점유율은 37.2%. 상사가 직접 매입해 상사 앞으로 명의를 이전한 뒤 판매하는 상사매입 매출은 2,605대로 점유율 62.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알선거래 점유율은 47.9%, 상사매입 매출은 52.1%였다
알선거래도 위장 당사자거래처럼 탈세에 악용되는 데다 명의이전 지연, 딜러의 자동차 무단운행 등 소비자 피해를 일으킨다는 걸 감안하면 중고차거래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걸 뜻한다. 알선거래가 감소한 건 매매상사에 차를 맡겼다가 딜러의 무단운행으로 범칙금 등을 내야 하는 피해를 줄이고, 찻값도 좀 더 빨리 받으려는 자동차 소유자들이 늘어나서다. 여기에다 매입부가가치세 인정, 등록세 및 취득세 감면, 책임보험 면제 등 매입차관련 세제혜택이 늘어난 데다 매매업체 간 판매용 중고차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작용했다.
오토젠의 지철수 판매이사는 “거래현장에서 당사자거래보다 중간유통비 등이 들어가 찻값은 비싸지는 대신 책임소재가 분명하고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사업자거래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사업자거래가 증가하고, 이 중 위탁보다 매입이 증가하는 건 중고차거래 시스템이 깨끗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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