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수입업체를 거치지 않고 비공식으로 수입·판매되는 병행수입차가 늘어나면서 보험사가 판매하는 신차품질인증(수리비용보상보험)이 눈길을 끌고 있다.
흥국쌍용화재가 지난해 3월부터 병행수입업체에 판매하고 있는 이 보험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자체 애프터서비스망이 없는 병행수입업체들의 한계를 보험 틈새시장으로 개발했기 때문. 병행수입업체는 공식수입업체들보다 차를 싸게 팔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공식수입업체들은 인건비, 광고 및 홍보비는 물론 애프터서비스 비용 등 고정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 이 부분이 가격에 반영된 반면 병행수입업체는 고정비가 거의 들지 않아서다. 그러나 병행수입업체 대부분이 자체 서비스망이 없어 판매한 신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무상 보증수리를 해줄 수 없는 게 문제다. 자체 정비망을 갖춘 대형 업체들도 서비스망이 부족해 전국적인 서비스를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병행수입업체가 판 차도 공식수입업체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병행수입차에 대해 서비스를 거부하는 공식수입업체도 있고, 정상적인 서비스를 위해 등록비 명목으로 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보험에 가입된 병행수입차를 구입하면 소모품과 서스펜션을 제외한 나머지 엔진, 제동장치, 조향장치 등에 대해 2년 4만km까지 보장받는다. 흥국쌍용은 이를 위해 수입차 수리에 전문성을 갖춘 정비업체 18곳과 제휴를 맺어 전국적인 서비스도 일부나마 가능하게 만들었다. 제휴 정비업체는 서울에 12곳, 경기도 일산·안양·대전·광주·대구·부산에 각각 1곳씩 있다.
이 상품의 판매실적은 아직 좋은 편이 아니다. 대부분의 병행수입업체들이 영세한 데다 상품도 잘 알려지지 않아서다. 지난해 3월부터 올 6월까지 판매실적은 4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병행수입업체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한미 FTA 등으로 병행수입차가 급증할 것임을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은 높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전제조건은 있다. 일반적으로 수입차는 보험 손해율이 높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병행수입차시장이 정착해 수요가 크게 늘기 전 상품 판매를 접을 수 있다. 실제 흥국쌍용은 지난 7월부터 중고 수입차를 대상으로 판매해 왔던 수리비보상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한편, 병행수입업체는 수입차 판매대수가 연간 1만대를 넘었던 지난 96년 150여개에 달했다가 외환위기와 정부의 수입절차 강화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2000년 이후 다시 증가, 현재는 1,0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수입차업계는 보고 있다. 이 중 자기인증을 위해 등록한 업체들의 수는 800여곳. 병행수입차 거래규모는 2005년 5,000여대, 2006년에 6,000여대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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