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뉴 SM5 임프레션을 내놨다. 지난 97년 출시 이후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50만대가 넘게 팔린 르노삼성의 주력차종이 얼굴을 바꾼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얼굴뿐 아니라 심장도 교체했다. 배기량은 2.0ℓ로 이전과 같으나 르노-닛산의 공동투자와, 닛산의 핵심 기술이 어우러진 신형 엔진이라는 점에서 르노삼성이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스타일
헤드 램프 형상 변경이 가장 눈에 띈다. 구형보다 안쪽으로 더 파고들어간 모습인데, 한눈에 젊어졌음을 알 수 있다. 범퍼 일체형 방향지시등도 젊은 감각에 일조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크롬으로 둘러졌던 테두리와의 크롬 두께를 얇게 처리해 역동적으로 보이도록 했다. 뒷모양 역시 램프 형상의 변경이 눈에 띈다. 전반적인 형태는 그대로지만 방향지시등의 형상을 세로형으로 바꿨다. 얼핏 보면 뉴 오피러스와 비슷하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가운데로 몰려 단단한 인상을 준다. 르노삼성이 뉴 SM5 임프레션의 스타일 컨셉트를 ‘역동성’으로 잡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실내에서 가장 큰 변화는 계기판이다. 구형이 반원의 속도계를 중심으로 같은 모양의 타코미터와 수온계, 연료계 등으로 구성됐다면 뉴 SM5 임프레션은 타코미터가 왼쪽에, 수온계와 연료계는 오른쪽에 원형으로 자리잡았다. 좌우 대칭형으로 변경, 스포티함을 더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면적이 좁아 자칫 시인성이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을 대칭형 계기판으로 상쇄한 셈이다.
▲성능
뉴 SM5 임프레션의 핵심은 엔진과 승차감이다. 르노삼성은 스타일보다 신형 엔진과, 튜닝한 승차감에 내재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 차에 올린 엔진은 배기량 1,998㏄로 최고출력 143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20.0㎏·m(4,800rpm)를 발휘한다. 여기에 4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으며, 스트럿 타입(앞)과 멀티링크 타입(뒤)의 서스펜션이 어우러졌다.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부드럽게 엔진이 반응한다. 조금 더 힘을 주면 역시 안정된 반응을 보이며 속도계가 상승한다. 시속 40㎞에서 120㎞ 사이를 오가는 데 스트레스는 없다. 구형 대비 최대토크가 1.2㎏·m 높아졌지만 편안한 주행구간에선 이를 체감하기 쉽지 않다. ‘부드러움’이라는 단어 외에는 딱히 표현할 말이 없다.
르노삼성에서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는 핸들링과 승차감 또한 무난한 수준이다. 여기서 무난함이란 국내 중형차 수요자의 가장 일반적인 취향을 반영했다는 의미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이 가벼우면서도 응답이 빠르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한 점은 구형과 크게 다를 바 없으나 실제 느낌은 구형보다 조금 더 부드럽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 돌아나갈 때 크게 위축되지는 않는다.
고속도로로 올라선 뒤에는 시속 100㎞를 유지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풍절음도 적고, 8개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도 잘 들린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니 시속 140㎞에 쉽게 다다른다. 2,000㏄급 중형차의 가장 큰 특징이 ‘편안하게 타는 차’라는 점에서 시속 200㎞에 육박하는 무리한 주행을 할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이미 속도를 올린 김에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시속 160㎞까지 치고 올라간 뒤 180㎞까지는 탄력을 받아야 하고, 그 이상은 버겁다. 그러나 시속 120㎞까지 가속하는 데 무리가 없고, 정숙성 또한 뛰어나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속도영역에서의 편안함은 수준급이다. 딱히 흠잡을 수 없다는 게 흠이라는 르노삼성 관계자의 설명이 새삼 떠올랐을 만큼 SM5 뉴 임프레션은 편안함을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한 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엔진 경량화로 줄어든 16㎏이 공차중량 감소로 연결되지 않은 점이다. 여러 기능이 더해지면서 1,470㎏(AT)의 중량은 그대로 유지됐다. 그나마 연료효율이 구형보다 ℓ당 0.2㎞ 늘어난 점이 강조됐지만 운전자 습관을 감안하면 의미없는 숫자다.
▲가격
SM5 뉴 임프레션은 PE AT의 가격이 2,000만원부터 시작한다. 대부분의 구입자가 풀오토 에어컨을 구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2만원이 가장 저렴하다. 가장 비싼 LE 플러스 AT는 2,550만원이다. 국내 2,000㏄급 중형차의 가격이 이제는 ㏄당 1만원을 훌쩍 넘긴 셈이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와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하지만 출시되자마자 생산이 모자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두 차종이 치러야 할 또 한 차례 전쟁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