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207 3개 모델이 한꺼번에 출시됐다. 207CC, RC, GT가 그들이다. 시장상황을 봐가며 1대씩 라인업에 추가하는 게 일반적인데 푸조의 수입·판매사인 한불모터스는 동시에 3개 모델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 만큼 시장에 자신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각기 다른 맛을 내는 3종의 차를 선보여 수입 컴팩트카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게 푸조의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 2년새 가장 큰 발전을 이룬 브랜드 중 하나가 푸조다. 월 판매대수 200대 고지를 넘겼고, 다시 300대를 향해 진군하는 형국이다. 디젤엔진 라인업으로 200대 고지를 넘겼다면, 이제 다시 207을 앞세워 300대 고지에 오르겠다는 의지다.
206의 후속모델인 207의 3개 차종을 맛봤다.
▲207CC
207의 주력은 역시 CC다. CC는 쿠페와 카브리올레의 머릿글자다. 지붕을 닫으면 하드톱 쿠페가 되고, 열면 카브리올레가 된다는 말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1934년의 ‘401 이클립스’에 맥이 닿는다. 바로 쿠페 카브리올레 모델의 원조다.
207CC는 206CC보다 차체가 200mm 길어졌다. 대신 높이는 75mm 낮아졌다. 무게중심이 밑으로 내려오면서 주행성능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드톱은 시속 10km 이하로 달리면서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 25초. 이 시간이면 닫혔던 지붕이 완전히 열린다.
배기량 1.6ℓ 엔진은 최고속도 195km/h에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6.3kg·m를 낸다.
소형차로 쿠페와 카브리올레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함이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지붕을 열면 따가운 한여름의 햇살뿐 아니라 주변 시선도 한꺼번에 쏟아진다. 햇살은 선크림으로 막고, 타인들의 시선은 즐기면 된다.
차의 완성도는 206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고속에서의 떨림도 줄었고, 무엇보다 안정감이 훨씬 좋아졌다. 회사측 설명을 듣고 보면 안전성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5개의 에어백이 적용됐고, 헤드 램프는 전면충돌 시 분리돼 보닛 아래로 들어가도록 설계됐다. 충격흡수 패딩, 0.025초만에 작동하는 액티브 롤 오버 프로텍션 바 등이 더해져 오픈톱 상태에서도 운전자의 안전은 최대한 보장된다는 게 한불의 설명이다.
온보드 모니터 시스템과 블루투스 핸즈프리킷, JBL 하이-파이 시스템 등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판매가격은 3,650만원.
▲207GT
2도어 해치백 보디를 가진 야무진 모델이다. 멋스러움은 CC에 못미치지만 나름대로 멋있는 디자인에 야무진 성능을 가졌다. 소형차에 걸맞는 해치백은 어쩌면 207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일 지 모른다.
넓어진 휠베이스와 낮아진 차체는 CC와 동일한 조건이다. 그 만큼 움직임이 안정적이다. 특징은 천장을 덮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바깥세상이 시원하게 내다보인다. 비가 내리는 날 연인을 태우고 분위기 있는 드라이브를 즐길 계획이라면 이 차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넓은 천장에 쏟아지는 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아기자기하다. 소형차여서 이런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 계기판은 모터바이크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비슷하다.
주행성능은 CC와 RC 사이에 GT가 있다. CC보다 GT가 파워풀하지만 RC에는 미치지 못한다. 0→100km/h 도달시간 11.4초, 최고속도는 195km/h의 성능을 갖췄다.
5인승이라는 게 눈에 띈다. 멋있다는 CC는 2명밖에 탈 수 없으나 GT와 RC는 작지만 5인승이어서 훨씬 실용적이다.
207GT의 자랑은 12.4km/ℓ에 이르는 뛰어난 연비다. 엔진에 장착된 가변 밸브 타이밍(VVT) 시스템이 속도가 낮거나 중간 정도일 때 연비효율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눈에 띄게 감소시키는 덕분이다. 판매가격은 2,950만원.
▲207RC
달리는 맛을 즐기고 싶다면 RC를 택하는 게 맞다. WRC에서 쌓은 푸조의 정교한 랠리 기술이 RC에 적용돼서다. 고속에서도 훨씬 안정적이고, 차의 움직임도 다이내믹하다. 고속에서 차체의 흔들림이 적어 심리적인 안정감도 뛰어나다. 즐겁게 탈 수 있는 차라 할 수 있다.
이 차는 신형 1.6ℓ THP 터보 직분사 가솔린엔진을 얹었다.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차답게 변속기는 5단 수동이다. 수동변속기를 통해 달리는 손맛을 볼 수 있다. 손발이 바삐 움직이는 불편함을 즐길 수 있어야 수동변속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최고출력 175마력과 최대토크 24.5kg·m를 낸다. 동급 최초로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채용해 엔진의 파워를 최대한 이끌어내 0→100km/h 가속시간 7.1초, 최고속도 220km/h를 발휘한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SSP(스티어링 스태빌리티 프로그램)는 ESP 시스템과 더해져 주행안정성을 한층 높였다. 업그레이드된 제동 시스템은 직선 제동거리를 최대 10%까지 줄였다. 다이내미즘을 표방한 스포티한 인테리어와 편의장비도 돋보인다. 인체공학적 프레임으로 완성된 버킷시트, 206WRC에 달았던 ‘스포츠휠 아치’, 모터바이크 디자인을 채택한 강렬한 컬러의 계기판, 속도본능을 보여주는 스피드 리미터와 크루즈컨트롤 등이 기본이다.
5인승 해치백이어서 실용성이 높은 점도 이 차의 큰 장점이다. 판매가격은 3,500만원.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