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또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로 다쳤을 경우 보험사가 상해보험 피해를 보상하지 않는 방향으로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무법인 정평의 옥종호 변호사는 한국금융법학회가 지난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개최한 ‘보험산업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상법 개정방안 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음주운전 면책근거를 상법상 신설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옥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보험자(보험사)와 보험계약자가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무면허나 음주운전 등에 대해 보상하지 않기로 약정했더라도 법원 판례가 피보험자의 중과실에 대해서도 보험자가 예외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상법 규정(제732조의 2와 제663조)을 들어 이를 무효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법 개정을 통해 보험자와 보험계약자가 사전에 보험사고의 범위를 제한해 약정한 경우 그 범위 안에서만 보험자의 책임을 인정하도록 732조의 2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국내 교통사고 사망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그 대부분은 무면허 또는 음주운전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무면허 또는 음주운전에 대한 형사적·행정적 제재가 있으나 이와 더불어 보험으로 제재 또는 병행할 수 있는 관련 법규 또한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외국의 보험자 면책조항을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의 상해보험 약관에서는 무면허 또는 음주운전행위를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보험약관에 명시적으로 무면허·음주운전 면책조항을 둔 경우 그 효력이 인정된다. 이러한 조항이 없더라도 무면허·음주운전사고는 범죄행위로 간주해 보험자가 면책되는 것으로 처리하고 있다.
한편, 국내 자동차보험에서는 가입자가 무면허·음주운전사고를 일으켰을 때 대물사고는 50만원, 대인사고는 200만원을 가입자가 내야 하는 자기부담금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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