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정부에 정면으로 맞서

입력 2007년08월1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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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자동차부품업계가 정부의 부품자기인증제 도입에 정면으로 맞서고 나섰다.

부품자기인증제란 저질 불량 부품 유통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건설교통부가 야심차게 준비중인, 이른바 부품 사후관리제도다. 부품 제조 및 수입업자가 부품을 유통시킬 경우 정부가 샘플을 수거한 뒤 제품불량 여부를 판단, 리콜 등의 조치를 통해 소비자 안전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건교부는 해당 제도를 시범 도입하는 만큼 가장 사용이 많은 16개 부품에 대해서만 제도의 틀 안에 두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자동차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부품자기인증제가 소비자안전을 위한 사전인증이 아닌, 사후 관리제도여서 리콜 등의 조치가 취해져도 이미 시중에 저질 불량 부품이 충분히 유통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 제도는 중국산 짝퉁부품의 무차별 유통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한국차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부품업계의 반발에 부딪쳐 부품자기인증제도는 올해 국무회의를 통과했음에도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양측 모두 겉으로는 소비자보호를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기싸움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교부는 국내 자동차 대형 부품사가 그 동안 부품유통시장을 독점, 부품가격을 지나치게 비싸게 받은 데 대해 소비자들로부터 항의가 끊이지 않자 부품자기인증제를 통해 다양한 가격대의 부품을 유통시켜 이른바 경쟁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쟁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자동차회사 또는 현대모비스와 같은 대형 부품사가 부품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반면 국내 부품업계는 이 같은 경쟁체제를 원천봉쇄, 현재와 같은 독점적 지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부품유통을 통해 얻는 이익이 적지 않아서다. 현재도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부품업계는 일부 경정비업체가 연합, 자체 브랜드의 소모성 부품을 유통시키는 "카포스(Carpos)"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부품의 가격경쟁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건교부는 또 현재 완성차업체와 달리 부품업체가 정부의 관리를 제대로 받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쉽게 보면 정부의 영향력이 일정 부분 발휘돼야 소비자를 위한 정책을 펼칠 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부품업계는 완성차업체의 관리를 받는 것도 힘든데 정부까지 관리를 하고 나서는 일은 불필요한 간섭으로 여기고 있다. 일정한 규제를 가해 부품업체의 독점적 지위를 약화시키겠다는 정부와, 현재의 세력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부품업계의 입장이 팽팽한 셈이다.

소비자들은 이런 기싸움에 답답해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양측 모두 소비자보호 또는 안전을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잡으려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자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도입하려는 부품자기인증제에 대해 부품업계가 대안을 개진하면 되는데, 부품업계는 그 것마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건설교통부 김상도 자동차팀장은 "국회의원들에게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다"며 "올해 안에 해당 제도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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