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 현대오일뱅크 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 IPIC가 지분 50%를 매각해 경영권까지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IPIC는 지난 5월 현대오일뱅크 보유 지분 70% 중 35%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입찰 작업을 진행했으나 최근들어 상황에 따라 50%까지도 팔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미국의 코노코필립스사가 2개월이나 정밀 실사를 하고서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데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이유로 물러난 가운데 이번에 또 다시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보이자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IPIC는 투자 차익을 회수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경영권에 굳이 집착할 필요가 없어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IPIC는 이달 초 주간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인수제안서를 받고 지난주 GS칼텍스와 코노코필립스, 롯데그룹, 현대중공업 등 4-5개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현재 이들 업체는 재 입찰을 앞두고 실사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이 관건이긴 하지만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후보들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후발주자인 S-Oil에 한진그룹이 참여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고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면 규모가 업계 1위인 "SK+SK인천정유" 수준으로 뛰어오르기 때문에 가장 과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노코필립스는 IPIC와 기존에 사업 관계가 있는데다 최근 태국에서 사업 일부를 매각해 자금 여유도 있어서 고도화사업 등에 투자할 여력이 많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석유화학 등 중공업 부문을 유통과 함께 그룹의 양대 축으로 키운다는 전략에 따라 정유업체 인수에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과감히 베팅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분 30%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35%를 더 사려고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는 없지만 다른 업체가 50%를 인수해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은 막으려 들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작년 초 IPIC의 콜 옵션 행사에 따라 지분 20%를 4천500원에 넘겨놓고 이제와서 훨씬 비싼 값을 치르고 다시 사려면 속이 쓰리겠지만 그렇다고 경영권을 완전히 잃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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