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와 준중형 승용차가 충돌했을 때는 승용차 운전자가, 승용차와 전방조정형 소형화물차가 부딪쳤을 때는 화물차 운전자가 사망할 위험이 매우 높아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종류가 다른 자동차 간 충돌시험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충돌시험은 시속 50km로 마주보고 달리는 자동차의 앞부분이 절반씩 엇갈려(50% 옵셋) 충돌하는 EEVC(유럽차량실험위원회) 기준에 맞춰 진행했다. 안전성은 자동차 안에 탑재된 인체모형 더미의 머리, 목, 가슴, 다리와 발에 입력된 충격력 및 차체구조 안전도 등을 기초로 가장 우수한 1등급부터 가장 낮은 4등급까지 구분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승용차(아반떼XD)와 SUV(렉스턴) 충돌시험에서는 승용차 운전자의 사망위험은 4등급으로 1등급인 렉스턴의 운전자보다 74%까지 높았다. 이는 렉스턴의 범퍼 높이가 아반떼보다 27mm 위에 있고, 무게도 렉스턴이 725kg 무겁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이와 달리 중량 및 범퍼높이가 유사한 동일구조의 아반떼와 라세티 간 충돌에서는 두 운전자의 사망위험이 2등급으로 같았다.
운전석이 엔진 앞쪽에 있는 전방조정형 소형 화물차 포터∥와 중형 승용차 토스카 간 충돌실험에서는 포터∥가 토스카보다 차체가 무거웠으나 운전자 사망위험은 오히려 30%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포터∥의 무게는 1,853kg, 토스카는 1,594kg이다. 신체부위별 안전성에서는 포터∥ 운전자의 다리 부위가 4등급으로 부상정도가 가장 심했다. 머리와 목도 3등급으로 심한 부상을 당할 수 있었다. 연구소는 이에 대해 소형 화물차는 앞범퍼에서 운전석까지 거리가 가까워 정면충돌 때 충격을 흡수할 공간이 없는 데다 에어백도 없어 사망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운전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SUV, 소형 트럭 등의 범퍼높이가 승용차와 50% 이상 겹칠 수 있도록 자동차제작사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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