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를 딜러로 둔 수입차회사들이 화났다. SK가 수입차사업 브랜드인 "S모빌리언" 홈페이지(http://www.s-movilion.com)에 크라이슬러, 볼보, 푸조, 인피니티 등 8개 브랜드를 한 곳에 모두 노출시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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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모빌리언 홈페이지. SK측은 링크페이지라고 말했다. |
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명차소유 그 이상의 특권" 이라는 문구와 함께 SK를 딜러로 둔 수입차회사들이 화면 가운데 보여지고, 그 아래로는 SK가 판매하는 8개 자동차 브랜드들이 나란히 자리잡았다. 그 아래에 SK 로고가 보인다.
주요 포털에서 볼보, 크라이슬러, 푸조, 인피니티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S모빌리언 홈페이지가 앞부분에 안내된다. 이 홈페이지를 거치면 각 브랜드별로 차를 파는 영업사원들과 연결돼 실제 판매가 이뤄질 수 있게 구성했다. 한 전시장에서 여러 브랜드의 차를 섞어 전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 온라인에서 벌어진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생명처럼 중시하는 자동차업계에서 공식 딜러가 서로 관계가 없는 여러 자동차 브랜드를 한 곳에 노출시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불가피한 경우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나 크라이슬러, 짚, 닷지 등 실질적으로 한 회사의 서로 다른 브랜드를 묶는 정도는 있을 수 있으나 이번 같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관련 수입사들은 각각의 브랜드가 SK의 하위 브랜드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S모빌리언 홈페이지처럼 여러 브랜드가 한 곳에서 보여지면 개별 브랜드들의 독립적이고 고유한 정체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병행수입업체들이나 하는 행태를 메가딜러인 SK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SK를 딜러로 둔 한 수입차업체는 “SK측에 벌써 몇 차례나 이를 항의하고 수정할 것을 요청하는 문서를 보냈으나 반응이 없다”며 “수입사로서 딜러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사의 브랜드 정책을 따르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딜러를 “정상적인 파트너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 회사의 입장이다. 이 회사는 “딜러계약을 해지하거나, 차 배정을 막는 등의 강경대응을 하는 일은 없겠지만 페널티를 부과하고 마케팅 지원금을 차단하는 등의 단계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입사는 “SK에 지쳤다”고 털어놓는다.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쳐 우려를 표하고, 수입사의 정책에 충실히 따라줄 것을 요구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는 것.
그러나 SK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측은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항의공문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 홍보팀 관계자는 “문제의 홈페이지는 홈페이지가 아니라 링크페이지에 불과하다”며 “이게 왜 문제되는 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SK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사업하지는 않는다”며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게 사업한다는 게 회사의 기본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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