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 1조원 사회공헌기금 우리에게 달라

입력 2007년09월0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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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말까지 내놓기로 한 1조원 상당의 사회공헌기금의 사용처를 두고 정부 부처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교육부는 이 돈을 교육에 써야 한다고 하고, 일부 부처에선 사회복지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돈이 있으면 어디든 사용처가 생기기 마련이고, 사회공헌기금인 만큼 좋은 곳에 사용될 것이란 점에선 별 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최근 현대 노사의 무분규 타결을 보면서 부품업체들이 쏟아 낼 한숨을 생각하면 기금의 사용처를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만든다. 현대 노조는 올해도 어김없이 임금을 올렸다. 임금을 올리면 이는 곧 자동차원가에 반영된다. 늘어난 원가는 이익의 감소로 이어진다. 그러나 기업은 최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따라서 감소된 만큼의 이익은 어떻게든 다른 곳에서 보전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부품업체에는 또 다시 원가절감 압박이 이어질 것이고, 자금력이 부족한 부품업체는 직원들의 임금수준은 동결하는 대신 원가절감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근로의 양을 늘리게 된다. 노조가 얻어가게 되는 임금인상분에는 결국 하청업체 근로자가 가져가야 할 임금이 일부 포함돼 있는 셈이다.

사실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놓기로 한 사회공헌기금은 국내외에 자동차를 팔아서 생긴 돈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기금은 자동차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데 사용되는 게 마땅하다. 실제 현대기아의 1차 협력사 관계자는 "그 돈으로 국내 부품업체를 지원하는 산업재단 등을 설립해 기술 및 교육지원 사업을 펼치는 게 타당하다"며 "어차피 기금에는 부품업체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인해 발생한 이익도 포함돼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영세한 부품업체의 경우 직원들의 직무교육은 커녕 기술개발조차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점을 하소연한 셈이다.

현재 국내 부품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 기술이 별로 필요 없는 단품의 경우 낮은 인건비를 앞세우는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공급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의 경우 부품산업 발전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면서 세계 자동차부품산업의 블랙홀로 성장하고 있다. 단품에서 벗어나 이제는 첨단 부품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임금인상은 부품업체에도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노조의 임금 인상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일한 만큼 받자는 데는 아무도 토를 달 사람이 없다. 하지만 자동차산업 운운하며 금속노조로의 편입에 적극 찬성했던 노조가 같은 자동차산업 종사자들은 외면하고 있는 게 아쉬울 뿐이다. 심지어 회사 내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나뉘는 마당이다.

따라서 현대기아의 사회공헌기금은 오히려 현대기아의 성장에 밑거름이 돼 왔던 부품업체의 지원을 위해 사용되는 게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대형 부품업체는 원가절감 압박에 아랑곳 하지 않지만 2,3차 협력업체는 늘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며 "기금으로 부품업체 임금을 올려주자는 게 아니라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자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현대기아가 단순히 기금만 내놓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자동차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사용방안까지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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