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가격정책에 수입차업계가 혀를 내두르고 있다. 국내에 고급 브랜드들의 현지법인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는 고가정책으로 업계를 이끌더니, 각 브랜드들이 현지법인을 만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부터는 저가정책으로 계속 판매 1위를 지켜 나가고 있다는 것.
BMW의 가격정책은 전략적으로 싸게 출시한 320이나 528의 등록대수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지난 8월까지 4,520만원인 320은 1,166대가, 6,750만원인 528은 시판 4개월만에 957대가 등록됐다. 같은 기간 BMW의 총 등록대수는 4,801대로, 두 차종이 올해 등록된 BMW의 절반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런 BMW의 가격정책은 다른 브랜드들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추세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이전에는 5시리즈, 7시리즈 등 고가차가 잘 팔렸으나 수입차시장이 커지면서 중저가차들의 판매를 늘려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판단, 독일 본사와 조율 끝에 정한 가격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판매대수는 물론 잠재고객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업계나 소비자에 꼭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 브랜드보다 중·저가 브랜드가 더 많이 팔리는 외국과는 다른 경향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고객들은 브랜드 로열티에 대해 손해를 보고, 딜러들 역시 전체 마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므로 고객에 대한 서비스 역시 소홀해질 개연성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결국 각종 인프라나 고객 서비스 등에 대한 기본 대안없이 각 브랜드들이 무조건 저가정책을 쓰는 건 딜러는 물론 고객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몇 천 원짜리 물건을 사더라도 만족해야 하는 게 소비자들의 마음이다. 하물며 수천만 원 이상 되는 비싼 제품을 사는 경우에는 ‘가격’이 아니라 품질과 고객을 생각하는 진정한 서비스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게 뜻있는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찻값이 문제가 되는 건 일부 업체들이 일관적인 가격정책을 쓰지 않고 실적에 따라 프로모션 등으로 깎아 파는 일이 자주 벌어지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업계가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공정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 개발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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