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의 병행수입사업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업계는 SK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차를 얼마에 팔 것이냐가 최대 관심사다.
SK의 병행수입 브랜드는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등 고급차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SK가 공식 딜러십을 따낸 크라이슬러나 볼보·재규어·랜드로버, 푸조, 인피니티 등은 "다른 브랜드 판매엔 관여할 수 없으나 같은 브랜드를 병행수입해 판매할 때는 딜러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져서다. 게다가 마진이 박한 중·저가 브랜드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남길 수 있는 고급차를 들여오는 게 회사측이 병행수입사업을 하는 목적과 일치한다.
업계에 따르면 SK는 병행수입차의 전시장을 최종 확정하지 못했으나 이수교차로에 위치했던 크라이슬러 매장을 거점으로 사용할 확률이 높다. 최근까지 이 곳에 있던 크라이슬러 매장을 대치동으로 옮김에 따라 별도 부지를 찾는 것보다 용도를 변경하는 게 편해서다. 그러나 SK측은 예술의 전당에서 서초역 대로변에 위치한 수입차거리 인근의 부지도 함께 알아보는 등 다른 가능성도 타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SK의 병행수입사업 전망은 그리 밝지는 못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20~30대의 벤츠, BMW차들을 들여와 인증작업중"이라며 "이 게 마무리되면 오는 10월에는 100~150대의 차가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에서 차를 공급해주는 딜러가 해당 메이커에 1만달러가 넘는 벌금을 물었다”며 “만일 계속 많은 수의 차를 SK에 대주면 벌금이 늘어나는 건 물론 미국 내 딜러쉽을 박탈하겠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 차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병행수입업자의 경우 차 10대씩마다 인증을 따로 받아야 하고, 서비스센터나 정비인력 확보 등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대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SK는 찻값 결정에도 고심하고 있다. 회사측은 최근 영업 및 애프터서비스 등 전 부문에 걸친 병행수입관련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모집한 데다 별도의 매장 및 서비스센터시설 등을 갖추는 데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식수입업체들이 파는 것보다 15~20% 저렴한 가격으로 차를 팔면 남는 게 거의 없는 상황이 된다. 이에 따라 당초 2억660만원인 벤츠 S500L을 1억5,000만~1억7,000만원 정도로 공급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K의 병행수입사업을 업계가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다. 어떤 브랜드든 일단 국내에 들어와 차에 문제가 생기면 구입자들이 공식수입업체의 정비센터를 찾게 마련인데, 공식수입업체들로서는 자사 고객만큼의 서비스는 해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이 경우 SK에서 차를 산 소비자들이 공식수입업체에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생긴다. 결국 SK 때문에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만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업계 관계자는 “SK가 차를 싸게 파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애프터서비스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려면 결국 비용이 들기 마련”이라며 “이런 비용을 찻값에 반영하고도 그렇게 싸게 판다면 아마 옵션이 거의 없는 차가 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SK가 병행수입을 통해 대박을 낼지, 업계의 우려대로 오히려 수입차시장의 유통질서를 어지럽힐 지는 SK의 행보를 좀 더 지켜 봐야 알 것 같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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