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가세가 기울고 있는 맥라렌을 더욱 몰아부쳤다.
지난 16일 벨기에에서 개최된 F1 14라운드에서 키미 라이코넨(페라리)은 폴투피니시를 하며 시즌 4승째를 올렸다. 그의 동료인 필립 마사도 2위로 들어왔다. 최근 페라리 기술을 도용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맞은 맥라렌의 페르난도 알론소와 루이스 해밀턴은 3위와 4위에 그쳤다. 5위는 닉 헤이필드(BMW 자우버)와 니코 로스베릭(윌리암스 토요타)이 차지했다.
총 7km가 넘는 롱코스를 달리는 벨기에 GP에서 페라리의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라이코넨은 예선을 가뿐히 1위로 통과했고, 그 다음 순위를 마사가 이으면서 최근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맥라렌의 기세를 눌렀다. 3, 4그리드에는 알론소, 해밀턴이 포진했다.
출발과 함께 페라리 듀오의 선두질주가 이어졌고 라이코넨은 매 랩 가장 빠른 기록을 보였다. 이와 달리 알론소와 해밀턴은 앞선 마사에 막혀 전진하지 못했다. 이 사이에 라이코넨은 초반에 팀동료와도 4초 이상을 벌리며 멀찌감치 앞서 나가기 시작해 15랩째 피트스톱을 진행했다. 이후 알론소, 마사가 속속 피트스톱했고, 해밀턴까지 피트스톱을 마친 상태였으나 여전히 라이코넨을 잡지는 못했다.
경기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선두는 여전히 라이코넨이 지켰고, 그 뒤를 마사가 따랐다. 알론소와 해밀턴은 순위를 유지했다. 이와 달리 헤이필드는 로스베릭을 추월해 5위에 올랐고, 마크 웨버(레드 불스/르노)가 자신의 출발위치인 7위를 지켰다. 헤이키 코발라이안(르노)은 앞선 야노 투룰리(토요타)를 추월해 득점권에 들어섰다.
30랩을 넘어서면서 두 번째 피트스톱한 라이코넨은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했다. 그 사이 마사는 가장 빠른 랩타임을 내며 선두를 달렸다. 마사가 다시 피트스톱을 마치고 레이스에 합류했을 때는 라이코넨의 2초 뒤에 서게 됐다. 초반 페라리를 열심히 쫓던 맥라렌의 알론소와 해밀턴은 10초 이상 뒤쪽으로 처지면서 팀 분위기를 경기상황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결국 벨기에 GP는 1위와 2위를 차지한 라이코넨과 마사의 페라리 듀오가 웃었고, 알론소와 해밀턴의 맥라렌 듀오는 눈물을 삼켰다.
이번 벨기에 GP 우승으로 라이코넨은 84점으로, 앞선 해밀턴과 알론소와는 13점과 11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마사보다는 7점 앞섰다. 상승세를 잇고 있는 헤이필드가 56점으로 5위에 올랐으며, 로버트 쿠비카(BMW 자우버)가 33점으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이미 시즌 팀점수를 올릴 수 없는 맥라렌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페라리가 161점으로 1위, BMW가 90점으로 2위, 르노가 39점으로 3위를 차지해 팀 챔피언은 이미 결정난 듯 보여진다. 최근 어수선한 상황을 맞은 맥라렌에게 남은 건 드라이버 챔피언십뿐이다. 전체 분위기를 볼 때 이 마저도 쉽지 않겠지만 남은 3경기에서 알론소와 해밀턴이 현 상태만 유지한다면 월드 챔피언은 가능성이 높다.
다음 경기는 오는 30일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다.
한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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