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뉴 S40을 출시했다.
S40은 준중형급 세단으로, 볼보 세단 라인업의 막내다. 물론 이 보다 아랫급의 쿠페 C30이 있기는 하나 세단을 기준으로 한다면 볼보의 엔트리카라고 할 수 있다. 3,000만원대 수입차시장이 급격히 확장되는 데 따른 볼보의 대응이 바로 이 차인 셈이다. 판매가격 3,640만원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겠다는 게 볼보의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이에 따라 볼보는 C30과 더불어 3,000만원대에 두 종류의 모델을 내놨다.
▲디자인
볼보는 이제 나름대로의 디자인 정체성을 굳혔다고 볼 수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 리어 램프, 엠블럼 등이 볼보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사람들의 눈에 각인됐다. 물론 디자인이 좋고나쁨과는 상관없이 전 모델에 일관되게 적용하는 이미지여서 통일된 아이덴티티를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S40은 길고 높아졌다. 실내공간을 그 만큼 넓게 확보했다는 말이다. 작은 차에선 주먹만큼의 길이가 아쉽다. 조금이라도 길어지고 높아졌다면 실내에서 탑승객들이 느끼는 공간감각은 훨씬 넓어진다.
B필러가 유난히 두껍다는 인상을 준다. 튼튼해 보인다는 게 장점이라면, 가끔씩 운전자가 고개를 돌려 뒷시야를 직접 확인할 때 부분적으로 시야를 가린다는 게 단점이다.
대시보드는 단순하면서 부드럽다. 조수석 앞 대시보드는 에어백이 내장됐고, 아랫 부분이 각져 있다. 센터페시아도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가구 디자인을 응용했다는 이 부분은 볼보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이 자리잡은 계기판 아랫 부분을 보면 스티어링 휠의 유니버설 조인트가 드러나 있다. 넉넉지 않은 공간에 여러 장치를 배치하려니 부득이한 면이 있겠으나 시각적으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엔진룸에는 볼보가 자랑하는 가로배치의 직렬 5기통 엔진이 자리잡았다. 5기통 엔진을 가로로 배치하는 건 지금도 일부 메이커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쉽지 않은 기술이다.
트렁크 아래에는 125/85R 16 사이즈의 템퍼러리 타이어가 있다.
▲성능
차에 올라 운전대를 잡으면 느낌이 상쾌하다. 핸드 그립감이 좋아 달리고 싶은 충동을 부채질한다. 두 손으로 운전대를 단단히 붙잡고 가속 페달을 힘줘 밟았다.
볼보측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 핸들이라 했다. 좀 더 다이내믹한 핸들링을 보인다는 스티어링 휠이다.
2,435cc 170마력짜리 엔진에 살짝살짝 자극을 주면 차는 서서히 속도를 높인다. 최대토크는 4,400rpm에서 23.4kg·m를 낸다. 최고출력은 6,000rpm에서 나온다. 고속형 세팅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즉각 반응한다. 시속 160km를 넘기면서도 탄력이 살아 있다. 인상적인 건 브레이크 반응이다. 우선 가볍게 밟힌다. 브레이크의 저항이 크지 않다는 것. 여성이나 노약자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특성이다. 브레이크가 가볍게 밟힌다고 제동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가볍게 밟히지만 정확하게 선다.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차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주는 점이다.
시속 170km 이상의 고속에서 안정성은 중간 정도다. 우수하다고 하기엔 부족하고, 불안하다고 하기엔 안정적이다. 일반인들이 이 속도로 달릴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반면 시속 100~140km 사이에서는 차의 자세가 안정적이다. 이 구간에서는 조금 과격하게 움직여도 차체가 충분히 따라 온다. 민감한 사람이라면 바람소리 정도가 귀에 거슬릴 수 있으나 140km/h 전후에서도 편안했다.
변속기는 인공지능형 5단 자동이다. 팁트로닉 변속기다. 이젠 팁트로닉 변속기가 당연한 세상이다. 오히려 수동변속기가 신기하게 보일 정도다.
크루즈컨트롤을 쓸 일은 그리 많지 않겠으나 이 차에는 장착돼 있다. 시속 30~200km에서 작동한다. 작동중 브레이크나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정속주행 작동이 멈추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차의 크루즈컨트롤 장치는 가속 페달을 밟아 1분 이내에 추월을 마치면 다시 설정속도로 자동 복귀한다.
엔트리급 차지만 볼보가 자랑하는 사각지대정보 시스템(BLIS)이 기본 장착됐다. 차 양쪽 사이드 미러에 소형 카메라를 달아 사각지대에서 달리는 차와 오토바이가 있을 때 알람램프를 통해 알려준다. 다른 차에서는 보기 힘든 볼보만의 자랑스러운 장치이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장비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의 유용성은 그리 높지 않다. 주황색 램프가 켜지는 것만으로 운전자의 주의를 촉구하기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요란한 경적음을 내도 곤란할 것이다. 유용한 장비임은 분명하니 좀 더 사람들의 궁리를 모아볼 필요는 있겠다.
경추보호 시스템(WHIPS), 측면보호 시스템(SIPS), 주행안전 시스템(DSTC) 등이 모두 적용됐다. 엔트리카지만 안전장치만으로 본다면 플래그십카인 S80이 부럽지 않다.
▲경제성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차의 판매가격은 3,640만원이다.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크라이슬러 세브링(3,290만원), 푸조 307SW(3,300만원), 폭스바겐 골프 2.0 TDi(3,620만원)와 제타 2.0 TDi(3,490만원) 등과 겨뤄야 할 입장이다.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지만, 이 가격대의 시장이 커지면서 판매전망은 밝은 편이다. 궁극적인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언급한 경쟁자들을 확실히 누르는 실적을 보여야 하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연비는 10.3lm/ℓ.
시승 / 오종훈 기자 ojh@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