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미얀마 양곤에서 택시를 타면 두 가지 사실에 놀란다. 진작 폐차됐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낡은 차량이 도로 위를 굴러간다는 게 경이롭고 미얀마에선 한국처럼 차량들이 우측통행을 하는데, 운전석은 오른쪽에 있다는 게 뭔가 이상하게 다가온다.
양곤 시내를 누비는 구닥다리 택시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된 중고차다. 그러다 보니 핸들이 오른쪽에 달린 것이다. 미얀마 군정은 10년 전인 1997년께 신차는 물론 중고차의 수입을 금지했다. 따라서 미얀마에서 운행하는 차량은 적어도 10년 이상이 됐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그것도 중고차를 수입한 것이니 15년, 20년 이상 된 차량이 수두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차량들이 거리를 질주하고 있는 탓에 양곤 시내는 숨쉬기 힘들 정도의 매연이 가득하다. 이곳 환경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 승객은 차량이 극도로 낡은데다 도로사정까지 좋지 않아 주행중 속이 울렁거릴 정도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이 낡았다고 해서 우습게 봐서는 곤란하다. 미얀마에선 그토록 낡은 차량 한 대 값이 다른 나라의 웬만한 새차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10년 이상된 차량 값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곳이 미얀마다. 군정은 자국내 운행 차량을 40만대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어 낡은 차량이라도 고가에 팔린다. 물론 새 차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미얀마 군인공제조합이 제한적 차량 수입권을 가지고 있어 관용 등에 쓸 목적으로 적은 수의 외제차를 들여온다.
대부분의 차량이 낡다보니 미얀마 내 자동차 부품 관련 업체는 800여개가 성업중이다. 중고 자동차 부품 수입도 활발하게 이뤄져오다 미얀마 군정이 최근 불량 제품에 대한 단속 조치에 나서 중고 부품 수입이 사실상 차단됐다. 따라서 미얀마의 부품 바이어들은 새 부품을 들여와야 하지만 일본 제품값이 비싸 수입을 꺼리고 있다.
KOTRA 양곤무역관 오재호 관장은 "미얀마의 중고제품 시장을 놓고 앞으로 한국과 태국이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미얀마 자동차 시장의 90% 이상이 오른쪽 핸들의 일제임을 감안, 한국 회사들은 일제차와 호환되는 부품의 수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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