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행할 때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정기검사의 비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검사비용은 업체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실제는 거의 경쟁이 없는 구조여서 자율 가격경쟁의 의미가 없다는 것.
현재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은 자동차관련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검사는 크게 건설교통부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대행기관을 통해 시행하는 자동차 정기검사와, 환경부의 대기환경보전법에 근거한 운행차의 배출가스 정밀검사가 있다.
먼저 자동차 정기검사는 신차 구입 후 4년째부터 2년마다 받는다. 검사수수료는 경차의 경우 1만5,000원, 일반 자가용 승용차는 2만원이다. 검사는 건교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자동차검사소 또는 지역별로 검사업체로 지정된 정비업소에서 받도록 돼 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주로 안전과 직결된 부분을 육안으로 검사하는 방식이다.
배출가스검사는 정기검사와 정밀검사로 나눠서 이뤄진다. 정기검사는 신차 구입 후 4년째부터 2년마다 받고, 정밀검사는 4년이 지난 싯점부터 2년 후에 받도록 돼 있다. 따라서 신차 구입 후 4년이 되면 자동차관리법이 규정한 정기검사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배출가스 정기검사를 동시에 받은 후 다시 2년이 지나면 자동차 정기검사와 배출가스 정기검사를 동시에 받아야 한다. 그러나 같은 때 배출가스 정밀검사를 또 받아야 하므로 배출가스 정기검사는 정밀검사로 대체한다. 배출가스 정밀검사에 따른 수수료는 승용차의 경우 3만3,000원(교통안전공단 기준)이다. 현재 배출가스 정밀검사는 전국 대도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문제는 검사 수수료다. 건교부와 환경부는 배출가스검사를 외부기관에 의뢰, 대행업무로 처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외부기관이 바로 교통안전공단과, 전국에 산재한 지정정비업체다. 수수료는 검사업체가 정하도록 돼 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검사 수수료는 교통안전공단이 직접 액수를 정한다”며 “그러나 제도 도입의 주체인 건교부 및 환경부와 수수료에 대해 의논한다”고 설명한다.
이 처럼 정부는 검사 수수료를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유도, 수수료 인하경쟁을 벌일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수수료 인하경쟁은 거의 벌어지지 않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자동차관리법 상 정기검사와 대기환경보전법 상 정밀검사를 동시에 받을 때 5만3,000원(중형 승용차 기준)의 수수료에서 1,000원 할인해주는 게 고작이다. 반면 일반 지정정비업소는 대부분 교통안전공단보다 1만원 가량 비싼 수수료를 받고 있다.
검사업체 관계자는 “실제 교통안전공단보다 낮은 수수료를 받는 곳도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검사대행업체 입장에선 굳이 가격경쟁을 벌여봐야 이득이 없다”며 “교통안전공단보다 1만원 정도 더 받는 게 관행으로 굳어졌다”고 털어놨다.
부실검사도 문제로 떠올랐다. 안전을 위해 세심한 검사가 필요하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부실검사가 문제된 적은 있으나 최근에는 검사장에 CCTV 등을 설치해 부실검사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이제는 거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환경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검사사업자의 검사미비 등 문제점이 적발된 곳이 63곳에 달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일부 대행업체가 소비자 유치를 위해 편법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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