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적상산 전망대에서 본 풍경. |
전국의 내로라하는 명산들이 색색의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그 중에도 유난히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온 산이 마치 붉은 치마를 두른 듯한 곳이 있다. 그래서 이름도 적상산(赤裳山)이다.
전북 무주군 적상면에 있는 적상산은 한국의 백경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 산은 해발 1,034m의 기봉인 향로봉(1,029m)을 거느리고 천일폭포, 송대폭포, 장도바위, 장군바위, 안렴대 등의 명소를 품고 있다. 또 정상에는 양수발전소가 건설되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가 장관을 이루고, 안국사와 적상산성, 조선실록을 보관했던 사고(史庫) 등 유서 깊은 문화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
| 가을이면 더욱 절경인 안국사. |
산 정상까지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구절양장의 산악도로를 따라 자동차로도 오를 수 있다.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정상까지 2차선 포장도로가 놓여졌기 때문이다. 단풍이 절정에 이를 때면 온통 붉은 산길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가 환상적이다.
고려 공민왕 때 최 영 장군이 탐라를 토벌한 후 귀경길에 이 곳을 지나게 됐다. 그 때 사방이 깎아지른 암벽으로 이뤄진 이 산의 형세를 보고 천혜의 요새임을 깨닫고 왕에게 축성을 건의했다. 그 계기로 이 곳에 산성이 만들어졌는데 지금도 흔적이 남아 있는 적상산성이다. 적상산성은 안국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바로 보인다.
|
| 안국사는 산정에 위치해 있다. |
적상산성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찰 안국사는 고려 충렬왕 3년(1277)에 월인화상이 지었다고 전한다. 광해군 6년(1614년) 적상산성 내에 사각이 설치되고, 인조 19년(1641년)에 선운각이 들어서 적상산 사고로 조선왕조실록과 왕의 족보인 선원록이 봉안됐다. 이 때 사고를 방비하기 위해 호국사를 지었으며, 안국사는 그 전부터 있던 절이었으나 호국사와 더불어 이 사각을 지키기 위한 승병들의 숙소로 사용돼 안국사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다.
발전소 건설 때문에 1995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 중창됐다. 경내에는 영산회상괘불이 있는 극락전과, 세계의 불상을 수집해 모신 성보박물관 등을 비롯해 여러 채의 전각이 있다. 무엇보다 안국사는 산정에 위치해 있어 동서남북 사방을 바라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권을 자랑한다.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드는 늦가을, 안국사 극락전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말문을 막는 아름다움이다.
|
| 적상산성. |
조선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 때 서울의 춘추관을 비롯한 전국의 사고가 불에 타버리자 춘추관을 제외한 정족산, 태백산, 묘향산, 오대산 등에 새로운 사고를 설치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 북방이 위험해 광해군 6년에 천혜의 요새로 이름난 무주의 적상산에 실록전을 세우고 묘향산의 실록을 옮겨 왔다. 이후 일제에 의해 사고가 폐지될 때까지 300여년간 국가의 귀중한 국사를 보존했던 적성산 사고는 현재 저수지 위쪽에 옮겨 자리하고 있다. 이 또한 발전소 댐을 건설하면서 상부댐 안에 수몰돼 안국사와 함께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이 처럼 양수발전소 건설로 적상산 일대는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옛 유적지가 수몰되는 안타까움이 따른 반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양수발전소인 이 곳은 시설용량 60만kWH의 발전시설을 위해 해발 850m인 안국사터에 상부댐을 건설하고, 포내리(250m)에 하부댐을 만들어 괴목천 물을 저수했다가 전기수요가 적은 야간에 적상산 정상 가까운 분지에 막은 상부댐으로 끌어올리고, 주간에 589m의 낙차폭을 이용해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이 공사로 옛 안국사가 있던 분지는 마치 한라산 백록담과 같은 경관으로 바뀌었으며, 가파른 산길은 차를 타고 쉽게 적상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편리함도 가져 왔다.
|
| 보물인 영산회상괘불. |
*맛집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점으로 선정된 별미가든(063-322-3264)은 산채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30여가지의 산나물에 고기와 생선이 가미된 산채정식 한 상을 받으면 입이 떠억 벌어진다. 덕유산에서 채취한 각종 산채는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아 산채 특유의 맛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적은 인원이 가볍게 먹기에는 산채비빔밥을 추천한다. 표고전과 더덕구이, 올갱이 해장국, 쏘가리매운탕도 별미가든이 자랑하는 메뉴다. 무주리조트 입구, 삼공리에 위치한다.
*가는 요령
|
| 세계의 부처를 전시한 성보박물관. |
대전~통영 간 고속국도 무주IC에서 빠진다. 19번 국도를 타고 무주읍을 지나 당산리에서 727번 지방도를 따라 괴목 방향에서 북창리 - 산정호수 - 안국사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등산로를 타려면 서창마을까지 간다. 무주읍에서 - 19번 국도(장수 방향) - 8km 지점 - 적상산 주차장(서창마을 입구) - 적상산 등산(서창마을까지 2.5km, 도보 15분).
*서창코스 : 서창 - 서문(장도바위) 3.3km - 능선갈림길 0.6km - 향로봉 5km - 안렴대 1.4km - 안국사 0.5km - 산정호수 1km
|
| 조선실록을 보관했던 사고. |
*일주코스 : 산정호수 - 안국사 1km - 안렴대 0.5 km - 향로봉 1.4km - 능선갈림길 0.5km - 안렴대 1km - 안국사 0.5km - 산정호수 1km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
| 해발 1,200m 구절양장의 산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