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과 GM코리아의 향방이 궁금하다.
최근 외신에서 단일 자동차회사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업체가 GM이다. GM은 전통적으로 중후함을 강조하는 미국의 럭서리 모델인 캐딜락 라인에 젊은 감각을 가미한 엔트리급 모델을 추가해 미국 내에서 BMW 3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에 빼앗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공격적인 마케팅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엔 GM 본사의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마케팅 프로그램 담당인원을 대동하고 밥 루츠 부회장이 방한했다. 캐딜락에 젊은 바람을 불어넣은 장본인인 루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토요타에 빼앗긴 세계 최대 자동차메이커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지난 20일 GM이 발표한 3·4분기 실적 역시 GM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차를 판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생산하는 차의 절반 이상을 미국 본국이 아닌 외국에서 판매하는 GM의 특성 상 유럽이나 아랍 등 잘 나가는 곳도 신경써야겠지만, 유럽이나 일본산 자동차가 트렌드를 주도하는 한국의 상황이 신경이 쓰일 만도 했으리라.
또 22일 GM코리아는 사업확대계획 발표식에서 앞으로 3년간 500억원을 한국시장에 투자하고, 내년 1월까지 캐딜락 4개, 사브 2개 모델 등을 새로 발표하는 동시에 딜러망 확장 및 강화, 고객서비스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전략을 밝혔다. 매장의 모습도 GM의 글로벌전략에 따라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GM코리아가 최근 실시한 고객조사결과 GM이나 사브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100%에 달하지만 실제 고객과의 친숙도가 떨어져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에 따라 매체 광고나 홍보 및 마케팅에 향후 3년간 거액을 집중 투자키로 했다는 것이다. 500억원은 미국 GM 본사에서 한국으로 투입된다.
이 날 GM코리아의 기자회견장에서 현재 한국에서의 GM과 유사한 위치에 있던 업체들이 떠올랐다. 1990년대 중반 사브라는 작은 회사의 차를 앞세워 수입차 월간판매 1위를 차지한 신한자동차가 첫 번째다. 당시 사브 본사에서는 신한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사브는 수입차 브랜드 중 최초로 TV광고를 실시한 업첼 기록됐다. 이같은 노력으로 사브는 수입차에 익숙하지 않던 당시 고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다. 아우디도 있다. 아우디는 국내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아우디코리아를 설립하며 3년간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선언을 했고, 오늘날의 "럭셔리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다.
두 가지 사례를 보면, GM코리아는 500억원을 어떻게 써야 가장 효과적일 지 판단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잦은 고장과, 우리 정서에 낯설 정도로 거친 인테리어 마무리, 애프터서비스 등의 문제를 포함해 소위 ‘미국차’의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또 국내에서 사브와 캐딜락을 한 전시장에서 팔더라도 각각의 사업부서를 독립시켜 각 브랜드별 예산과 인력을 배치,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주는 방안도 검토해볼만 하다.
신한자동차와 아우디는 GM과 비슷한 처지였으면서도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M코리아가 참고로 삼을 사례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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