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교통사고로 길거리에 차를 세워 놓고 운전자 간에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모습이 사라질 것 같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비행기에 쓰고 있는 블랙박스를 일반 차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차용 블랙박스 국가규격을 오는 8일 제정·고시함으로써 향후 자동차에도 블랙박스 장착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블랙박스란 사고 당시 비행기의 모든 운행상황, 즉 속도, 고도, 조종사의 음성 등을 저장해 사후에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사고원인을 알아내 장래의 사고를 예방하는 데 사용되는 "사고기록장치"다. 자동차에도 이러한 블랙박스를 장착함으로써 사고가 났을 경우 사고원인 규명은 물론 운전자 스스로 조심운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 블랙박스는 차의 속도, 방향, 브레이크 작동, 안전띠 착용 유무 등 관련 데이터의 분석으로 교통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판명함으로써 선량한 운전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 외부 네트워크를 이용해 교통사고 정보를 경찰, 119 구조센터에 자동 통보함으로써 신속한 환자후송, 교통처리 등을 가능케 하는 필수 장비다.
현재 우리나라는 1,000여대의 버스 등 상용차에만 장착돼 보급이 미미한 실정이다. 반면 미국은 2억대의 경승용차 중 15% 그리고 2004년 이후 출시된 승용차의 80%가 블랙박스를 달고 있다. 일본의 경우 영업용 차 4만대, 일반 승용차 2만대 등 6만대의 차에 블랙박스를 탑재함으로써 보편화되는 추세에 있다. 특히 유럽은 오는 2010년부터 모든 차에, 미국은 2011년부터 4.5t 이하의 모든 차에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어서 자동차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블랙박스의 기술개발 및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관련 업계로 하여금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이번 국가규격을 제정했다.
산자부는 블랙박스를 달면 경찰청 추산 매년 발생하는 14조원의 사회적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자동차용 블랙박스 세계시장에서 IT 강국인 우리의 시장을 한층 더 넓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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