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동차 시장 '쟁탈전' 가열

입력 2007년11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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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경제 호황으로 러시아 국민들의 수입차 구입이 늘면서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간 러시아내 자동차 시장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7일 모스크바 소재 유럽기업인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러시아에서 판매된 외국 자동차 수는 7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0%가 증가했다. 특히 "오일머니" 유입으로 중산층의 주머니가 두둑해 지면서 자동차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수입차 비중이 현재 50%에서 6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내 수입차 판매 규모가 지난해 206만대에서 올해 245만대, 2008년에는 300만대에 달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제치고 세계 5위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 1위 수성 여부 관심
현대차가 지난달 러시아 시장 진출 17년만에 월간 기준 사상 최대 판매 실적으로 기록하며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 한달간 1만6천489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10월에 비해 92% 늘어난 것이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에서도 지난 9월 10.6%를 기록, 포드, 시보레, 도요타 등을 제치고 작년 6월 이후 15개월만에 1위를 되찾았으며 10월 판매실적을 감안하면 2개월 연속 1위가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와 사뭇 다른 모습으로 하반기에 발생한 파업으로 공급에 차질 생기면서 1위 자리를 내주다 못해 8위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 7월 기존 대리점을 직영 판매법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딜러망을 확충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우려했던 파업도 없어 차량 공급이 원활해 지면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13만5천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는 앞으로 미국, 일본의 거대 자동차 회사와 러시아 시장에 손을 뻗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업계를 견제하면서 1위 자리를 계속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는 준중형차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며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으로도 판매망을 넓히는 한편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i30"을 비롯해 베라크루즈, 그랜저 TG 등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조경래 동구지역본부장은 "신흥 중산층이 증가하며서 기존 소형 세단 중심에서 점차 중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수요가 다양화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가고 있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한다면 러시아내 수입 자동차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 회장은 7일 모스크바를 방문, 러시아 경제개발.통상 장관 등을 만나 현대차 투자 관계를 협의할 예정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 판매.생산 가속화
지난해 러시아에서 1만5천723대를 판매한 혼다는 2010년까지 10만대로 판매 대수를 늘릴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 럭셔리한 자동차로 정평이 나 있는 "아큐라"를 판매하면서 승부수를 띄우게 되며 수도 모스크바와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 페테르부크르에 추가로 영업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GM과 함께 세계 자동차 업계 수위를 다투는 도요타는 현지공장을 짓고 전략차종의 잇단 출시와 딜러망 확대, 리스회사와 연계한 다양한 할부금융 제공 등으로 판매대수를 부쩍 늘려가면서 현대차를 넘보고 있다. 지난해 10만6천대를 팔았던 도요타는 올 상반기에만 7만2천300여대를 팔았다.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 자동차 업계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유럽 진출을 서두르면서 러시아도 주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 BMW 합작회사인 브릴리언스(Brilliance) 차이나는 최근 러시아 현지회사와 결합, 앞으로 5년간 러시아 공장에서 두 종류의 컴택트 세단 10만7천여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체리 오토모빌 등 다른 중국 브랜드도 러시아내 현지 공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안전성과 품질 면에서 다른 외국 회사의 제품에 따라오지는 못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그들만의 마케팅도 전혀 무시 못한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국차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에어컨, ABS 등과 같은 편의 사양을 장착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이 되고 있다.

러시아에서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2만3천대가 많은 5만4천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드 "주춤"
지난해 판매실적 1위를 기록한 포드는 올해 현대차에 그 자리를 물려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뜻하지 않는 파업이라는 복병까지 만나 1위 탈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현지 공장 종업원들이 7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하루동안 경고 파업에 돌입했고 회사측은 조합이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는 불법 파업이라며 주(州)법원에 파업 연기를 요구했다. 지난 2월에도 임금 인상 및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며며 파업을 하는 바람에 손해를 본 포드는 이래저래 어려운 처지가 됐다. 지난해 6만대를 생산한 포드 러시아 공장은 올해 7만5천대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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