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 제주도 주유소들이 부당하게 높은 기름 값을 내려달라며 정유사를 상대로 몇달째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 주유소협회는 지난 6월 기자회견을 열면서 본격적인 기름 값 인하 투쟁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계속해오고 있으며 내년에는 투쟁수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제주도 주유소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조사 결과 정유사 공급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리터당 휘발유는 70원, 경유는 130원이나 비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유소 판매 가격은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석유공사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제주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평균 1천515.21원으로 서울에 이어 2위였으며 경기도와 대전 등 보다도 비쌌다.
정유사들은 제주도의 경우 해상 운송을 해야하므로 추가 물류 비용이 발생한다거나 외상 거래 주유소가 많다는 등의 이유를 대지만 모두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주유소들의 입장이다. 강원도의 경우 역시 여수에서 배로 실어 나르지만 제주도보다 가격이 싸고 제주 지역에 외상 거래 주유소가 특별히 더 많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임성만 주유소협회 제주지회장은 "외상없이 현금으로 거래할 경우에도 기준 가격에서 할인해주는 폭이 ℓ당 고작 12원으로 다른 지역의 최고 50-70원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주유소들은 지난해 제주도청과 함께 가격 인하 운동을 시작한 뒤 올들어서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우남 의원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유사 담합 신고를 하는 등 대대적으로 애를 쓴 끝에 연초와 지난 8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제주도에서 정유사들의 공급 가격은 다른 지역에 비해 리터당 휘발유는 40원, 경유는 70원 비싼 수준으로 내려갔고 8월 이후에는 주유소 판매가격 전국 2위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주유소 판매 가격은 휘발유 기준으로 7월에는 2위였지만 8월에는 16개 시도 중에 11위로 내려갔고 9월에는 심지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낮은 지역이 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아서 기자회견 이후에는 회원의 절반에 달하는 직영 주유소들과 정유사와 얽힌 일부 자영 주유소들이 회비 납부를 중단해 돈 줄이 막혔으며 정유사들이 외상 기일을 줄여버리기도 했다.
임 지회장은 "정유사측 관계자와 이 문제로 언쟁하다 폭행을 당해 입원하고 고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유소협회는 당분간은 담합 혐의에 대한 공정위의 판단을 기다려본 뒤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내년에는 시민단체와 연계해 활동을 펼치는 등 제주지역 기름 값을 낮추기 위한 운동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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