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백 년째의 가을…황금빛이 눈부시다

입력 2007년11월1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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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아래 수북한 은행잎들.
가을이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을이 가기 전, 경기도 양평에 있는 고찰 용문사로 가보자. 그 곳에는 지금, 황금기둥을 이룬 거대한 은행나무가 천백 년째의 가을을 황홀하게, 그러면서도 고즈넉히 맞이하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우수수" 비처럼 날리는 노란 은행잎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천 년 전설을 간직한 은행나무의 노래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이 은행나무는 높이 62m, 둘레 14m를 넘는 동양 최대 거목으로, 그 모습이 자못 당당하고 위엄 넘친다. 한 해 은행을 16가마나 수확해내는 이 은행나무는 줄기 아랫부분에 큰 혹이 나 있는 게 특징이다. 전해 오는 얘기에 따르면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세자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심었다고도 하고,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그의 지팡이를 꽂은 것이라고도 한다.



용문사 대웅전.
이 나무가 자라는 동안 많은 전쟁과 화재가 있었으나 신기하게도 이 은행나무만은 그 화를 면했다고 해 신목(神木), 천왕목(天王木)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선 세종 때는 정삼품보다 더 높은 당상직첩을 하사받은 명목(名木)이다.



천 년 넘는 세월을 견뎌온 만큼 나무에 얽힌 얘기는 많고 많은데,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소리를 내어 그 변고를 알리는 영험함을 보였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와 한일합방·한국전쟁 때 등 나라가 위태로울 때마다 ‘우우’하며 우는 소리를 냈고, 고종이 승하했을 때는 큰 가지가 갑자기 부러졌다고 한다. 이에 일제 때는 일본군이 은행나무를 자르려고 도끼를 휘둘렀는데 그 자국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절집의 아름다운 굴뚝.
이 유명한 은행나무에 가려 뒷전으로 밀려난 감이 없잖아 있지만, 절 마당에 은행나무를 둔 용문사 또한 신라 신덕왕 2년(913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다. 일설에는 경순왕이 친히 행차해 창사했다는 말도 있으나 확인된 자료는 없다. 조선시대 후기까지는 사세가 융성했으나 1907년 정미의병과 6·25 때 전소된 걸 재건해 오늘에 이른다. 경내에는 대웅전, 삼성각, 범종각, 지장전, 관음전, 요사채 등을 비롯해 정지국사부도 및 비(보물 제531호)와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있다.



절 마당 한쪽, 은행나무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굴참나무 너와지붕에 황토 흙으로 지은 전통다원이 있다. 절을 찾은 사람들과 등산객들에게 운치있는 쉼터로 사랑받는 곳이다.



부도전
여유있는 걸음이라면 용문사에서 북서쪽 계곡을 따라 2km쯤 올라가면 산중턱에 위치한 용각바위와 마당바위까지 둘러봐도 좋다. 용각바위는 용의 뿔을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고, 마당바위는 100여명이 쉴 수 있는, 말 그대로 마당처럼 넓은 바위다.



용문사 입구에는 소규모 놀이공원이 만들어져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나들이에 좋다. 놀이공원에는 급류타기, 바이킹, 회전목마, 범퍼카, 훼미리코스타가 있다.



노란 기둥을 이룬 은행나무
또 지난 10월26일 문을 연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이 용문사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양평군의 역사와 문화, 전통적인 친환경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이 전시된 친환경농업박물관은 우리 선조들의 문화와 생활, 전통농법 등을 볼 수 있다.



*맛집

오가는 길에 붕어찜으로 유명한 분원마을을 지나기도 하고, 전국적으로 소문난 옥천의 유명한 옥천냉면(031-773-3575, 1612)도 맛볼 수 있다. 또 남한강변을 따라 분위기있는 맛집들이 줄지어 이어진다. 요리예술가 임지호의 산당(031-772-3959)도 강하면 운심리에 있다. 용문사 입구에는 산채를 전문으로 하는 용문산중앙식당(031-773-3422), 송림식당 (031-773-4165 ) 등이 여러 토속음식을 선보인다.

용문사 일주문


*가는 요령

서울 - 양수리, 6번 국도 이용(20km) - 신원리 - 양평 - 봉성 - 마룡 3거리(좌회전) - 331번 지방도 - 덕촌 - 신점 - 용문사주차장에 이른다. 혹은 중부고속도로 광주IC에서 팔당댐 쪽으로 가다가 오른쪽 308번 지방도를 타고 광동교 - 퇴촌 - 남한강 - 양평교 - 양평읍 - 용문 - 마룡 3거리(좌회전) 331번 지방도 - 덕촌 - 신점 - 용문사주차장 코스도 있다.



전통찻집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친환경농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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