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국내에서 직원들의 잇단 돌연사로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헝가리에서는 현지 노동법 위반으로 거액의 벌금을 내고 이로 인해 헝가리 진출 당시 약속 받았던 고용 관련 보조금마저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한국타이어 헝가리 법인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헝가리 노동부는 최근 회사 측에 서한을 보내 한국타이어가 지난 5-9월 현지 노동법을 지키지 않아 2천400만 포린트(한화 1억3천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과 관련, 향후 5년에 걸쳐 지급키로 약속한 교육.훈련 보조금 1억4천만 포린트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 교육.훈련 보조금은 헝가리 정부가 한국타이어 공장을 유치할 당시 지급을 약속한 것으로, 현지 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교육 및 훈련 비용 지원금이다. 이 보조금은 고용 창출 보조금과 함께 한국타이어가 공장 설립의 대가로 노동부로부터 받기로 돼 있는 핵심 인센티브 가운데 하나다.
노동부 측은 장관 명의로 보낸 서한에서 한국타이어가 지난 6월 공장 준공 이후 현지 노동법을 여러 차례 위반했기 때문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5-7월 연간 200시간으로 제한돼 있는 현지 근로자 잔업 시간 한도 규정을 위반하고, 장기 파견 근로자 32명을 헝가리 정부의 노동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불법 고용하는 등 노동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두 차례에 걸쳐 총 2천400만 포린트의 벌금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교육.훈련 보조금의 지급 여부는 노동법 위반과는 연계돼 있지 않다면서 노동부에 답신을 보내 결정을 번복해줄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헝가리 경제부와 총리실에도 보조금이 취소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의 현지 노동법 위반 논란은 지난 9월 한덕수 총리의 헝가리 방문 때도 최대 이슈가 됐었으며, 당시 한 총리는 쥬르차니 페렌츠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타이어가 헝가리 경제에 속한 생산 법인으로 현지 법과 규정을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타이어 직원들의 잇단 돌연사와 이에 대한 노동 당국의 조사와 관련, 헝가리 법인 측은 헝가리 공장의 경우 한국에서 사용하는 특정 용해제 대신 현지 석유 회사인 몰(MOL)에서 생산한 특수 기름을 사용하며, 제조 공정도 유럽연합(EU)의 표준 규정을 적용하는 등 작업 환경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공장이 위치한 두나우이바로시의 칼만 언드라시 시장은 조만간 한국타이어 한국 공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며, 상급 노조인 화학공업노조의 세케이 타마시 부위원장은 한국 사태와 관련한 문제를 노조 간부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혀 국내 돌연사 불똥이 헝가리까지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7월 부다페스트에서 남쪽으로 60㎞ 떨어진 두나우이바로시에서 공장 착공식을 갖고 올 6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진출 당시 현지 정부로부터 9천만 유로의 인센티브를 약속받았다. 그러나 현지 노조와 갈등을 빚고 노동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화학공업노조는 현 정부에 한국타이어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법인에 내년 3월까지 연산 500만개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고, 2단계로 오는 2010년까지 1천만개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으로, 이를 위해 총 5억 유로를 투입할 예정이다.
faith@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