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정밀검사비용이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검사비용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민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비용을 산정한 교통안전공단은 포괄적인 재산정만 얘기할 뿐 구체적인 인하 여부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게다가 현재 산정된 정밀검사비용은 5년 전 책정된 것이어서 재산정 때는 오히려 물가상승률을 반영시킬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을 상대로 "검사 장사"를 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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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이진구 의원. |
이번 논란은 국회에서 제기됐다. 지난 10월18일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진구 의원(충남 아산)은 자동차 배출가스 정밀검사비용이 원가에 비해 두 배 이상 높게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근거로 교통안전공단이 2001년말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중간검사수수료 등 원가계산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3만원(부가가치세 제외, 승용차 기준)인 수수료는 크게 접수인력비와 검사인력비 그리고 제반비용 등으로 나뉜다. 접수인력비는 1명의 1일 인건비를 5만2,348원으로 보고, 검사대상차의 접수시간을 대당 3분으로 계산한 후 ‘8시간 내내 접수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계산, 대당 327원으로 정해져 있다. 또 검사인력비는 총괄감독 1명과 검사기능인력 2명 등 총 3명이 검사에 참여하는 걸 기준으로, 총괄감독비의 하루 인건비는 11만8,687원, 검사기능은 9만6,387원으로 잡고 대당 검사시간을 21분으로 산정한 결과 대당 검사인력비는 총괄감독의 경우 5,192원, 검사기능은 2명을 기준으로 8,434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접수인력비의 경우 전국 검사장 어디에도 오로지 정밀검사접수만 하는 사무원은 없으며, 검사인력비는 순수검사시간이 교통안전공단측도 10분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2배로 계산됐다고 이 의원측은 지적했다. 또 검사인력 3명은 서류상 고용인원 수준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검사에 참여하는 인원은 통상 1명에 불과한 데다 민간지정사업자는 기술인력이 오로지 배출가스 검사에만 종사하는 것 또한 아니라는 점에서 역시 과대계상됐음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검사인력의 자격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과학기술부 공고에 따르면 검사 총괄감독은 산업기사 10년 이상(기사 7년 이상) 경력의 고급기술자에 해당하며, 검사기능인력(2명)은 산업기사 7년 이상(기사 4년 이상)의 중급기술자에 해당하지만 현재 배출가스 검사를 하는 인력의 실제 기술자격이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지에 대해선 교통안전공단측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자동차 배출가스 정밀검사비용이 재산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통안전공단측은 “검토는 하되 산정비용 인하에 대해선 뭐라 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환경검사팀 관계자는 “현재 책정된 정밀검사 비용은 5년 전 만든 것인데, 환경부가 대기환경보전법에관한시행규칙 개정을 최근 입법예고한 만큼 그에 따라 비용도 다시 산정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법예고한 시행규칙에는 검사소요시간이 현행보다 짧아졌다”며 “시간비용을 감안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5년간 물가상승률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여러 정황을 모두 종합적으로 판단, 비용을 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하면서 기존 대당 21분으로 정했던 검사시간을 16분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정밀검사비용도 약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교통환경관리과 관계자는 “검사시간 단축으로 승용차 기준 3만3,000원인 검사비용이 2만7,000원에서 3만원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며 “검사비용 산정에 대해 교통안전공단측에 의견을 제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밀검사비용은 순수하게 사업자가 취득하는 것”이라며 “국고로 들어오는 게 전혀 없음을 고려할 때 검사 사업자들은 부동산가격 등의 반영도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에선 교통안전공단 등의 검사사업자가 그 동안 과다책정된 비용으로 엄청난 폭리를 취해 온 만큼 늘어날 인건비는 이전에 벌었던 이익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동호회연합 이동진 대표는 “부풀려진 검사비용으로 취득한 그 간의 이익에 대해선 함구하고, 재산정할테니 이번에는 인건비와 물가상승률 등을 들먹이는 건 해도 너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정밀검사비용은 국민들이 인정할 만한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며 “그 첫 번째로 정부 산하기관인 교통안전공단이 자발적으로 검사비용을 내려야 다른 민간지정사업자도 이에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정밀검사사업자의 취득 이익은 상당하다는 게 이 의원측 주장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2003년 12곳에 불과하던 민간지정사업자가 2005년에는 56곳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0월 현재 63곳으로 확대됐다. 경기도 또한 2004년 73곳이던 민간지정사업소가 138곳으로, 부산은 2005년 37곳에서 60여곳으로 늘었다. 상반기 6개월간 서울에서 영업중인 민간지정사업자 59곳이 대행한 배출가스 정밀검사는 모두 25만2,764건으로 사업장 당 월평균 714대를 검사, 수수료 수입만 2,100만원에 달했다. 정밀검사장비 가격이 1억원 내외에 사용년한이 8년임을 감안하면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따라서 정밀검사비용 재산정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게 소비자들의 바람이다. 자동차10년타기연합 강동윤 실장은 “정밀검사비용 산정은 그 동안 대외비였다”며 “재산정은 출발부터 결과까지 명쾌하게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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