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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바이삭에 위치한 포르쉐 R&D 센터의 전경 |
오는 2009년 소개될 파나메라를 비롯해 모든 포르쉐 모델의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있는 포르쉐 연구개발센터를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슈투트가르트에서 30여분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바이삭에 위치한 연구개발센터는 이 곳에서 일어나는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듯 센터가 위치한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버스 내 커튼을 모두 가려 주변의 상황을 알 수 없게 했다. 이 곳으로 오면서 이미 대만과 한국 기자들은 모든 카메라와,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을 압수(?)당한 상태였다. 차창 밖을 볼 수 없고, 사진을 촬영할 수 없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기자를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었으나 조금 지나자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도 메모는 할 수 있잖아”라며 자신을 위로하면서.
간혹 가려진 커튼 사이로 보이는 연구소 내에 위장막을 덮어쓴 차들이 보였고,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으나 동행한 기자들의 눈치만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잠시 후 포르쉐의 외부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마티아스 쿨라 씨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쿨라 씨는 포르쉐에서만 19년간 외부디자인을 맡은 베테랑중 베테랑이다.
다음은 쿨라 씨와의 일문일답.
-포르쉐 연구개발센터를 소개하면.
“포르쉐 연구개발센터는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하나는 지금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연구개발동이고, 다른 하나는 모터스포츠센터동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터스포츠센터에서는 경주용 포르쉐 제품의 연구 및 생산을 담당한다. 이 곳에서 지난해 270여대의 GT3와 GT2 등을 생산했다. 또 지난 50년간 각종 트랙을 달린 포르쉐의 차와, 앤틱 포르쉐에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보관하고 있다. 물론 수리 및 정비도 이 곳에서 한다”
-포르쉐 연구개발센터의 업무는.
“파나메라를 비롯해 모든 포르쉐에 관련한 미래 프로젝트 연구개발업무를 담당한다. 이 곳은 바로 포르쉐의 심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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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009년 출시할 파나메라의 스케치 |
-포르쉐의 디자인 철학은.
“디자인 철학이라면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는 피한다는 것이다. 앞범퍼 아래에 자리한 커다란 흡기구나 스포일러 등 모든 디자인 요소는 차를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그 곳에 있다기보다는 성능을 위해 있다고 본다. 단지 있어야 할 곳에 위치한 모든 부분에 포르쉐의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즉 최대한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는 없애고, 또 단순하게 디자인하는 게 우리의 전통이다. 왜 포르쉐는 시동을 왼쪽에서 거는 지 알고 있는가. 초기에는 자동차 경주에서 운전자가 차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신호와 함께 차로 뛰어들어가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방식이었다. 이 때 기어나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은 왼손으로 시동을 거는 동시에 기어를 넣어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처럼 모든 장치는 기계적인 기능을 우선해 배치한 뒤 디자인을 가미하는 게 우리의 철학이다”
-포르쉐 디자인의 특징은.
“과거 최초의 포르쉐 디자인 전통을 유지하는 동시에 최대한 디자인의 변화를 적게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포르쉐"하면 연상되는 양쪽 헤드라이트 최고점의 연장선은 동일한 위치에 있는 보닛의 최고점보다 항상 높이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브랜드의 슈퍼카와 같이 각진 부분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직선과 큰 각을 사용하지 않는 건, 포르쉐가 기계이기는 하지만 인체의 곡선을 차용해 사람들에게 더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 같은 전통을 그대로 이어갈 계획이다. 좀 다른 얘기지만 유럽에서 처음으로 자동차경주가 대중화되던 시기에 사람들은 경주에 참가하기 위해 포르쉐를 가족과 함께 타고 트랙으로 왔다. 경주가 진행되는 동안 가족들은 피크닉을 즐기거나, 혹은 경주에 참가한 아버지나 남편을 응원하는 식이었다. 물론 경주에서 차가 파손되지 않았다면 다시 그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 일반화돼 있었다. 다른 유럽의 슈퍼카에서 느낄 수 있는 도전적인 느낌보다는 평일에는 가족용 차로, 트랙에서는 경주용 차로 개발해 온 전통이 있다는 포르쉐 911의 개발배경을 이해하면 좀 더 포르쉐의 디자인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파나메라의 디자인은.
“개발중이어서 딱히 말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파나메라 역시 포르쉐의 전통과 철학을 그대로 따르는, 포르쉐 디자인의 DNA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즉 각진 디자인이 없고, 헤드 램프와 보닛 높이 등의 기본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런 점을 각자 상상해보면 대강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겠는가”
바이삭(독일)=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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