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제네시스와 경쟁대상이 되는 수입차종을 두고 말이 많다. 현대는 제네시스의 경쟁차로 아우디 A8 등의 독일 고급차를 들고 있으나 국내에서의 실질적인 경쟁차종은 렉서스 ES350과 인피니티 G35 세단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세 차종을 비교한다.
세 차종의 크기에선 제네시스가 단연 크다. 그러나 엔진 성능에선 인피니티가 앞선다. 제네시스는 3.3ℓ급이 262마력, 3.8ℓ급은 290마력이지만 G35는 3.5ℓ가 315마력으로 월등한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ES350은 3.5ℓ로 270마력을 낸다.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도 G35가 제네시스 3.8ℓ와 같은 36.5kg·m를 발휘한다. 제네시스보다 배기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점을 감안하면 성능면에선 G35가 우월한 셈이다.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공차무게는 G35가 1,630㎏으로 가장 가겹다. 반면 제네시스 3.3ℓ와 3.8ℓ는 각각 1,715㎏과 1,737㎏으로 ES350의 1,670㎏보다 무겁다. 반면 연료효율은 세 차종 모두 ℓ당 평균 10㎞ 내외로 큰 차이가 없다.
가장 극명하게 경쟁구도가 그려지는 부분은 바로 가격이다. 현대는 제네시스의 가격을 최저 4,050만원에서 5,830만원으로 정했다. 여기에다 현대가 제네시스의 강점으로 꼽은 DIS와 스마트 컨트롤크루즈 시스템, 전방사각지대카메라 등을 선택하면 최고가는 3.8ℓ 기준으로 6,470만원, 리어모니터를 추가하면 6,590만원으로 올라간다. 쉽게 보면 3.3ℓ는 4,920만원, 3.8ℓ는 5,830만원으로 정한 뒤 선택품목을 마련한 상황이다. 따라서 가격면에선 G35가 유리하다. G35는 프리미엄이 4,750만원, 스포츠가 4,980만원이다. 제네시스 3.8ℓ의 가격이 오히려 더 비싸다.
결국 현대는 제네시를 렉서스 ES350의 가격에 맞췄다는 걸 알 수 있다. ES350의 경우 현재 국내 판매가격이 5,960만원(P그레이드)에서 최대 6,520만원으로 설정됐음을 감안해 제네시스 3.8ℓ의 시작가격을 5,280만원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현대는 이에 대해 “프리미엄 세단으로 수입차와 직접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편의품목을 고려하면 오히려 값이 낮게 설정됐다”고 말했다.
렉서스에 버금갈 정도로 제네시스의 가격을 정한 건 무엇보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가 지닌 우월적 지위에 따른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북미의 경우 렉서스와 직접 경쟁에 나서기엔 아직 부담스러우나 막강한 영업망이 존재하는 국내에선 가격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쉽게 보면 렉서스 또는 인피니티와 가격맞불을 놓아도 규모면에서 어느 정도 판매가 보장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제네시스의 고가정책에 대해선 렉서스와 인피니티도 반기는 분위기다. 인피니티 영업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출시된 후 인피니티와 가격을 비교한 후 구입을 문의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현대의 고가정책은 수입차의 호재가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렉서스 관계자 또한 “이제는 렉서스와 제네시스를 동일한 가격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브랜드와 제품력에서 앞선 렉서스로선 반가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제네시스와 인피니티 그리고 렉서스의 경쟁이 어떻게 펼쳐질 지 주목된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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