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의 자동차경주인 F1 그랑프리가 지난해 모두 188개국에서 방송돼 연간 5억9,700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보다 약 1,000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공식 운영사인 KAVO는 15일 FOM(Formula One Management)의 ‘2007 F1 글로벌 브로드캐스팅 리포트’를 인용, 이 같은 내용의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F1의 시청자 수 증가는 지난해 간판스타 미하엘 슈마허의 은퇴로 F1의 인기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를 뒤집은 결과다.
FOM에 따르면 지난해 F1을 중계한 세계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방영시간은 모두 1만1,183여 시간에 달했다. 이 가운데 47%인 5,169시간은 레이스 라이브 중계로 채워졌다. 국가별 방송시간에서는 독일이 F1관련 프로그램을 연간 780시간 편성해 가장 많은 양을 할애했다. 이어서 핀란드 438시간, 중국 370시간, 일본 334시간, 홍콩 308시간 등의 순이었다. 방송시간 상위국 가운데는 특히 아시아 국가가 많은 점이 눈에 띈다.
F1은 지난해 다른 인기종목 스포츠와 비교해서도 상대적으로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다. 프랑스의 경우 F1을 안방에서 지켜본 시청자 수가 연간 310여만 명에 달해 사이클 경주인 투르 드 프랑스(약 290만 명)에 앞섰다.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에서는 축구 챔피언스리그의 연평균 시청자 수(약 250만 명)보다 F1 시즌 평균 시청자 수(520만 명)가 더 많았다.
F1을 TV로 시청한 팬들의 충성도도 매우 높았다. F1 중계방송사의 채널점유율을 F1 방영 주말과 그 외 주말로 나눠 비교한 결과 F1 방영 주말의 점유율이 평소보다 많게는 3~5배 이상 높은 경우도 있었다. 영국 ITV의 경우 평소 주말 채널 점유율이 17% 정도지만, F1을 중계한 주말은 38%대로 높아졌다. 독일 RTL방송 역시 평소 주말(9%)에 비해 F1 중계가 있는 주말은 5배 정도 높은 점유율(42%)을 보였다.
F1 팬 계층이 인구통계적으로 가장 구매력 높은 연령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이 스포츠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F1 시청자의 25%가 35~44세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중국 내 인구비중(20%)을 웃도는 것이다.
이 같은 통계에서 나타나듯 2007년 F1은 어느 해 보다 스폿라이트를 많이 받았다. 시즌 판도를 바꾼 맥라렌과 페라리의 스파이 스캔들, 최초의 흑인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의 스타성, 치열한 타이틀 경쟁 등이 주요 흥행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F1이 17라운드 이상으로 늘어난 이후 사상 최초로 3명의 드라이버가 종합우승의 가능성을 안고 격돌한 최종전 브라질 그랑프리가 백미였다. 다이내믹했던 이 레이스에서 단 1점의 차이로 챔피언 키미 라이코넨(페라리)과 2~3위 루이스 해밀턴, 페르난도 알론소(맥라렌)의 순위가 판가름났다. 독립 TV시청률 분석기관인 ‘이니셔티브 스포츠 퓨처스’의 조사결과 2007 브라질 그랑프리는 7,800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아 미국 NFL 슈퍼볼(9,700만 명)에 이어 지난해 열린 세계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F1이 높은 시청률을 유지한 데는 한 단계 발전한 FOM의 방송기술도 한 몫했다. FOM은 경기중 실시간으로 타이어 온도 및 브레이크 밸런스를 분석한 그래프를 보여줌으로써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팬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또 생방송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할 정확한 시점을 분 단위로 예보하는 전문성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F1은 2007년에도 시청자와 관중 규모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한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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