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생산관리시스템 논란

입력 2008년01월2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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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최근 직원들이 잇따라 돌연사한 한국타이어에서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생산라인에는 타이어 재료의 수급현황과 기계의 고장 여부, 생산량 등을 보여주는 일종의 생산관리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데 직원들은 밥을 먹으러 가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자리를 비울 때면 반드시 "다스"라 불리는 이 시스템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

직원 A씨는 "내가 얼마동안 자리를 비웠는지 일일이 체크되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며 "점심시간이라고 해봐야 고작 30분인데 다들 경영진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하다보니 10분만에 식사를 해치운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 B씨는 "다스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자리를 비우면 팀장한테 욕을 먹는다"며 "특히 나처럼 생산량 달성률이 저조한 직원들은 눈총을 많이 받다보니 아예 화장실을 자주 안 가도록 습관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C씨도 "다스 덕택인지 우리가 경쟁업체보다 직원은 적은데 생산량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측에서는 효율성이 높다고 좋아하겠지만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빅 브라더"(Big Brother)의 감시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다스가 직원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잇단 돌연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 직원들의 사인과 업무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해온 을지대병원 산업의학과 오장균 교수는 지난해 11월 30일 사망 근로자들의 뇌심혈관계 질환에 높은 노동강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오 교수는 "한국타이어 대전.금산공장 직원들의 경우 근육질환.심장질환이 발생하면 증가하는 근육손상지표(CPK) 지수에서 이상수가 27%로 나타나 12%인 연구소 직원들에 비해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숨진 공장 근로자들의 경우 근골격계에 부담이 되는 작업을 반복해 왔으며 대부분 교대근무와 연장근무 등으로 강도높은 노동에 시달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기계가 멈추면 고장이 나서 그런지, 아니면 직원들이 밥을 먹으러 가서 안 돌아가는건지 원인을 확실히 파악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생산량 관리는 다른 공장에서도 하고 있는 것이고 효율성을 위해 종합 생산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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