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범할 새 정부의 유류세 10% 인하를 두고 공방이 거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유류세 10% 인하를 주장하지만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현 정부는 10% 인하로는 소비자들이 입는 혜택이 크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인하폭은 얼마인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기름비교사이트인 오일프라이스왓치닷컴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판매되는 유종별 소비자평균가격은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휘발유가 ℓ당 1,727원, 경유는 1,463원, LPG는 965원이다. 휘발유의 소비자가격 1,727원 중 세금은 1,031원이다. 항목별 세금을 보면 정액제인 교통에너지환경세가 505원, 교통에너지환경세의 32.5%인 164원이 주행세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15%인 76원이 교육세이고, 이들 세금과 공장도가격 546원을 더한 1,291원의 10%인 129원이 부가가치세다. 이 경우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공장도가격은 ℓ당 1,420원이 된다. 주유소마다 다르지만 보통 ℓ당 150원 정도의 주유소 마진이 붙는다. 이를 토대로 주유소가 1,420원에 150원의 마진을 붙이면 실제 판매가격은 1,570원이 되고, 여기에 10%인 부가세 157원이 추가돼 소비자들은 ℓ당 1,727원에 구입하게 된다.
이 같은 가격책정 과정은 경유도 마찬가지다. 다만 경유는 정액세인 교통에너지환경세가 358원으로 휘발유보다 낮아 실제 소비자가격도 싸진다. LPG 또한 판매가격 965원에 375원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정부는 유류세 10% 인하 공약을 내세웠다. 인하의 대상은 바로 정액제인 교통에너지환경세다. 교통환경에너지세는 휘발유의 경우 ℓ당 505원, 경유는 358원, LPG는 개별소비세 항목으로 161원이다. 이들 세금을 각각 10% 인하하면 휘발유의 소비자가는 ℓ당 89원, 경유는 64원, LPG는 22원이 내려간다.
그러나 이 같은 인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지는 의문이다. 현재 일부 주유신용카드의 경우 ℓ당 적립금액이 100원에 이르기도 하고, 주유소마다 고객카드 등을 만들면 ℓ당 50원 이상을 할인해주고 있어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현재 소비자가격을 ℓ당 150원 이상 낮출 수 있어야 인하혜택을 체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선 휘발유의 ℓ당 교통에너지환경세를 505원에서 421원으로 17% 정도 낮춰야 한다. 물론 이 같은 인하율을 정부가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ℓ당 150원의 비용이 세수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부 세수에서 유류관련 세금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는 자칫 재정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적어도 정부가 약속한대로 휘발유 대 경유 대 LPG의 가격비중을 100대85대50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3개 유종의 소비자판매가격비는 100대85대56 정도다. 휘발유와 경유는 비중이 거의 일치하지만 LPG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더 높다. 유류관련 세금을 10% 낮추면 가격비는 100대85대58로 바뀌어 LPG의 부담이 더 커진다. 따라서 유류관련 세금을 10% 내리면 LPG는 인하폭을 더 늘려야 가격비를 맞출 수 있다. 최근 LPG차 보유자를 중심으로 정부의 에너지가격비중에 불만이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정부가 유류관련 세수 축소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낭비되는 세금을 절약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수송용 연료 중 휘발유는 ℓ당 1,031원, 경유는 768원, LPG는 375원이 세금임을 감안할 때 수송용 연료야말로 세금폭탄이 아닐 수 없어서다.
자동차동호회연합 이동진 대표는 “유류관련 세금을 10% 인하해도 별 효과가 없겠지만 서민에게는 그 것도 큰 도움이 된다”며 “부족하면 더 내리면 되고, 유류관련 세금으로 부족해진 재정은 낭비요인 제거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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