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형 승용차들은 충돌사고 때 탑승자의 하체를 잘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기술연구소는 국내 소형 승용차 4개 차종의 안전성과 수리성을 평가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평가대상 차는 현대자동차 베르나,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GM대우자동차 젠트라, 르노삼성자동차 뉴 SM3 등 4종이다. 안전성 평가는 시속 64㎞로 달리다 차 전면의 40%(운전석쪽)가 "충돌변형벽(ODB)"과 정면 충돌하는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IIHS) 방식으로 실시됐다. ODB란 충돌하면 자동차처럼 찌그러지는 성질을 가진 금속 소재 장애물로, 운전석끼리 부딪치는 실제 자동차 충돌사고와 가장 유사한 상황을 실험하는 것.
이번 실험결과 종합적인 안전성(탑승자 보호성능)은 4개 차종 모두 2등급(총 4개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신체부위별 안전성에서 머리와 목, 가슴은 모두 1∼2등급을 받은 데 비해 다리와 발은 3~4등급을 받은 차도 있었다. 왼쪽 다리와 발에 대해선 베르나, 프라이드, 젠트라가 최하위인 4등급을 받았다. 오른쪽 다리와 발은 프라이드, 젠트라가 3등급이었다. 충돌사고가 났을 때 하체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자동차기술연구소측은 "교통안전공단 성능시험연구소가 실시하는 국가공인 성능시험인 신차평가프로그램(NCAP)에서는 하체의 부상 위험도를 측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라이드와 뉴 SM3가 NCAP에서는 최고등급(별 5개)을 받았으나 이번 실험에선 한 등급 낮은 2등급이 된 것도 그래서다. 연구소는 이로 인해 자동차제작사들이 에어백 등 상체 부상을 막는 안전장치 개발에는 노력하지만 하체 부상 방지를 위한 장치 개발에는 소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5회계년도의 보험사고 통계에서 상해부위별 지급보험금을 보면 복부(1,944만6,000원), 가슴(1,003만원)에 이어 다리(646만6,000원)가 3위에 올라 팔이나 얼굴, 목보다 치료비가 더 많이 들었다.
자동차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신차평가프로그램에 하체 보호 성능에 대한 평가도 추가하고, 실차사고와 환경이 비슷한 "충돌변형벽" 방식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리성 평가에선 교환이 잦은 앞범퍼를 평가한 결과 젠트라만 범퍼가 일체형이어서 분할형인 나머지 세 차종에 비해 수리비용이 1.5∼2배 정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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