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최고급차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아자동차도 제네시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후륜구동의 최고급 세단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국산차의 고급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경쟁의 불씨는 제네시스가 지폈다. 제네시스는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운전자통합시스템(DIS)의 선택률이 예상보다 높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나 현재 추세라면 고급 대형 세단시장을 휩쓸 만큼 상승가도를 타고 있다. 그러자 쌍용은 체어맨W 출시를 재촉했다. 제네시스가 불러일으킨 고급차바람에 서둘러 편승, 사전계약부터 받았다. 그 결과 당초 20%를 예상했던 5,000cc급의 판매가 30%에 육박하는 등 시선끌기에 성공했다.
쌍용이 체어맨W로 반격에 나서자 현대는 에쿠스 후속차종인 VI(프로젝트명)의 출시를 당초 내년 상반기에서 올해 하반기로 대폭 앞당겼다. 기존 4,500cc 엔진으로 체어맨W에 얹은 벤츠의 5,000cc급 엔진을 능가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현대 관계자는 "체어맨W를 겨냥해 VI의 출시를 최대한 서두를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최고급 대형차의 지존자리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가 대형 고급 세단의 새로운 경쟁구도를 이어가자 오피러스로 국내 대형차시장 판매 1위를 질주하던 기아는 다급해졌다. 기아는 따라서 당초 내년 중반으로 예상된 오피러스 후속차종 CH(프로젝트명)의 개발을 서두르되 그 전까지는 오피러스의 가격인하 등으로 제네시스와 체어맨W 공세에 맞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차가 신차경쟁의 불길을 일으켜 내수기반을 든든히 해주는 건 좋지만 역으로 대형차 호황은 중소형차의 불황으로 이어진다"며 "중소형차 활성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