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각 주요 브랜드별로 지난해 베스트 영업사원을 조사한 결과 판매대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혼다, 연봉이 가장 많은 브랜드는 벤츠였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트렌드를 각 브랜드의 베스트 영업사원을 통해 알아봤다.
▲판매대수와 연봉, 모두 늘었다
혼다의 서울 서초동 딜러인 일진자동차의 김선욱 팀장은 2007년 144대를 판매해 연봉 1억6,000만원을 받았다. 김 팀장은 “전체 판매모델 가운데 CR-V가 88대”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한 이 차의 인기를 잘 말해주고 있다. 또 벤츠 딜러인 한성자동차 소속 신동일 차장은 85대를 팔아 연봉 2억 원 정도를 받아 지난해 수입차 영업사원 가운데 최고액을 벌었다.
이번 수치는 본지가 지난 2004년 각 브랜드별 베스트 영업사원을 조사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2004년 수입차 등록대수는 2만3,345대였고, 각 브랜드별 판매왕들은 연간 30~100대의 차를 팔았으며. 연봉은 5,000만~1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의 등록대수는 5만3,390대, 판매왕들은 연간 48~144대의 차를 팔아 7,000만~2억원 정도를 받았다. 시장볼륨이 두 배 정도 커지면서 영업사원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음에도 판매대수 및 연봉 역시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차=비싼 차’, 이제는 옛말
각 브랜드별 영업사원들은 “지난 2~3년간 수입차 고객들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젊은 층과 샐러리맨들의 대거 증가를 들 수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수입차의 수요저변이 확대된 것이다.
렉서스 서초동 딜러인 프라임모터의 왕석철 부장은 “2004년 이후 전문직 위주의 수요층이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최근엔 국산차에서 넘어오는 비율이나 세컨드카로 수입차를 사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 딜러인 렉스모터스의 최우석 팀장도 “최근들어 중저가 모델이 늘어난 데다 각종 금융 프로모션 등으로 직장인들도 차값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수입차를 사는 것 같다”이라고 풀이했다. GM코리아 딜러인 대우자판의 이상순 팀장은 “과거 중·장년층이 많았던 수입차 고객들의 연령대가 현재는 20~70대로 넓어졌다”며 “각 연령별로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 소비자의 증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BMW 딜러인 도이치모터스의 김태형 차장은 “남성과 여성 고객의 비율이 50대 50 정도”라며 “차를 결정하는 데에도 "아내에게 얘기하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이는 사업이나 각종 업무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남성 고객들이 아내에게 선택권을 주기 때문이다. 그 만큼 영업사원들이 여성 고객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도 증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홍보직원 고용
수입차 영업사원들은 여러 방법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최근 등장한 방법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영업사원이 별도의 직원을 두고 DM 발송 및 고객관리를 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영업사원 가운데 상위 10%는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성자동차 신동일 차장은 “직원을 3명 정도 쓰고 있다”며 “한 번이라도 만난 고객들 명단만 1,500명이 넘는데 이를 혼자 관리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특별한 방법보다는 기본에 충실
수입차 영업사원들이 꼽은 자신의 영업비결 중 가장 많은 비결이 “기본에 충실한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수입차 고객이 급증하면서 과거의 방법대로 무작정 깎아 팔거나 무리한 조건을 내걸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을 반영한 철학이다. 푸조 수입·판매업체인 한불모터스의 이진배 팀장은 “고객들이 과거엔 마니아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다양해졌기 때문에 기본기만 충실하면 누구나 판매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피니티 서초동 딜러인 한미모터스의 윤철균 팀장 역시 “경쟁이 치열해진만큼 꼼수를 쓰는 것보다는 고객의 얘기를 잘 듣고 신뢰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우디 잠실 딜러인 참존모터스의 안재권 팀장도 “어떤 테크닉보다 가슴으로 영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후관리에 더 신경
최근 재구매 및 소개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영업사원들은 더욱 바빠졌다. 차를 판매한 이후의 관리가 예전보다 더 중요해져서다. 포드 딜러인 선인자동차 손정수 팀장은 “한 고객의 소개나 재구매 등으로 포드차를 5대나 판 경우도 있다”고 했다. 폭스바겐 딜러인 클라쎄오토의 정성훈 팀장도 “최근엔 재구매 고객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처럼 그때그때의 연봉에 맞춰 브랜드를 옮겨 다니는 것보다는 한 브랜드에 오래 있는 게 더욱 경쟁력이 있었다. 2000년부터 볼보 딜러인 JK모터스에서 일한 김영선 소장은 “볼보를 판 지 얼마나 됐느냐고 묻는 고객들이 최근 늘고 있다”며 “이는 사후관리 등에서 중요하게 챙길 사안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규어 및 랜드로버 딜러인 SK네트웍스의 박병철 팀장도 “고객들은 작은 것에 신경써주면 더 좋아한다”며 “앞으로 사후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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