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부진 요인은?

입력 2008년03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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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렉서스의 판매부진이 심각한 지경이다. 지난해만 해도 수입차 판매 1~2위를 다투던 렉서스는 지난 1월에는 358대를 등록시키며 7위로 급락했다. 2월의 경우 사정은 좀 나아졌으나 여전히 BMW(554대), 벤츠(597대)와 100대 이상 차이나는 437대로 4위에 머물렀다. 3월 들어서도 이런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렉서스는 지난 2월까지 등록대수가 795대로 전년동기보다 27.6%나 줄었다. 렉서스 판매가 이렇게 갑자기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렉서스가 모델별로 총체적인 난국을 맞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렉서스 매장을 찾은 한 젊은 고객은 IS250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배기량은 물론 차체도 작은 이 차의 판매가격이 4,500만원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정도 가격이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나 혼다 어코드 3.5를 사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전시장을 나갔다.

이 회사 주력모델인 ES350(6,520만원)의 부진은 렉서스에 큰 영향을 미쳤다. ES350은 지난해 가격이 내린 BMW 528(6,750만원)과, 최근 가격을 인하한 아우디 A6 3.2 FSI 콰트로(6,850만원)에 한 방씩 먹었다. 아우디의 한 영업사원은 “요즘 하루에 판매되는 아우디 모델 가운데 절반 이상이 A6”라며 “이 차를 구매한 고객들의 고려대상 경쟁모델은 거의 ES350이었다”고 말했다. 렉서스 영업사원조차 "이런 가격이면 누가 ES350을 사겠느냐"며 "같은 값인데 나라도 더 고급스런 BMW나 아우디를 구입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렉서스의 최고급 모델인 LS460 역시 그 동안 병행수입업체에 시달리다가 최근엔 벤츠가 가격을 대폭 인하한 S500 AMG 패키지를 내놓으면서 휘청거렸다. 더구나 이 차의 잠재고객들은 렉서스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하하자 렉서스도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 차는 또 토요타할부금융이 기존 연 6%였던 금리를 6.9%로 올리면서 월 납부금이 크게 늘어나 고객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는 독일차(7.3%)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없다. 이 때문에 LS460은 올들어 105대가 등록되는 데 그쳤다. 이 수치는 잘 나갈 때 한 달동안의 등록대수보다 적은 것이다.

이 밖에 신차효과로 반짝했다가 최근 몇 달동안 판매가 저조한 GS는 제외하더라도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RX나 SC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RX350은 지난 2월까지 모두 36대가 등록됐을 뿐이다. SC는 1대의 실적도 없다. 특히 RX는 국내 출시 이후 줄곧 베스트셀링 수입차 톱10에 들었던 모델이어서 렉서스가 받은 충격은 더욱 크다.

문제는 토요타가 이런 상황에서도 렉서스의 가격을 앞으로 내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 렉서스가 인기를 끈 요인 중 가장 큰 메리트가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차체나 배기량이 크고, 잔고장이 없고 고급스러우면서도 가격은 싼 것"이 렉서스의 매력이었다. 따라서 렉서스 딜러들은 일시적일 것으로 봤던 판매부진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토요타가 렉서스의 판매가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토요타 브랜드의 도입을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렉서스는 당분간 신차 출시가 없어 가격을 내리지 않는 한 판매부진이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체력이 떨어진 렉서스를 토요타 브랜드로 대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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