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로 일관한 토요타의 청문회식 기자회견

입력 2008년03월21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토요타 각 모델의 판매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일본에서 왜 안 팔리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토요타가 지난 20일 가진 기자회견은 마치 국회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토요타는 기자들이 던진 여러 질문에 대해 구체적이고 성의있는 답변 대신 추상적이고 공식적인 대답으로만 일관, 기자들의 빈축을 샀다. 예상질문에 미리 준비한 티가 역력했다.

예를 들어 한 기자가 “국내에 판매할 토요타 모델들의 가격을 물론 안정했다고 하겠지만 대략적인 가격대라도 알려달라”는 질문에 토요타는 “가격은 미정”이라며 “수입차 논 럭셔리 모델들 수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순간 회견장엔 웃음이 터져나왔다. 또 딜러 선정, 판매 및 애프터서비스 계획 등 주요 사안에 대해 토요타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또 다른 기자가 “지난 11월말만 해도 조 후지오 회장이 토요타의 한국 진출은 시기상조라고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금방 바뀔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토요타측은 “한국 진출을 결정한 건 3월중순”이라고 답했고, 좌중은 다시 한 번 술렁였다. 그러나 이 회사의 한 딜러는 올해초 “한국토요타가 올 3월에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란 얘기를 지난 연말에 했다”고 기자에게 털어 놓은 적이 있다. 이미 지난해 내부적으로 모든 걸 정해 놓고도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얘기다.

토요타는 반면 토요타의 성공 역사, 환경, 자동차의 성능 등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길고 지루하게 설명했다. 모든 답변은 토요타의 경영철학이나 환경 등으로 이어져 100여 명에 가까운 기자들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알리고 싶은 얘기만 들어야 했다. 일부 기자들은 회견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고, “이렇게 성의없이 발표할 생각이었다면 보도자료로 끝내지 왜 이 많은 기자들을 불러 시간을 낭비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궁금한 게 너무 많아 점심도 거르고 2시간 내내 행사장을 지켰던 많은 기자들은 단지 “시간이 없다”는 회사측의 궁색한 이유로 결국 제대로 질문도 못하고 말았다.

토요타는 그 동안 내부적으로 공식 발표하기로 정해진 사안 외에는 어떤 일도 외부에 유출하지 않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함구해 왔다. 이 날 행사장에서도 치기라 타이조 한국토요타 사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와중에도 옆자리에 앉은 조 후지오 회장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여러 번 보였다. 소신있는 답변을 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렉서스든, 토요타든 한국에서 차를 팔게 되면 그들의 고객은 한국인이다. 그런 한국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자기 할 말만 하며 장단을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토요타가 한창 시장이 커나가고 있는 한국에서 앞으로 어떤 판매실적을 보여줄 지는 그 다음 문제다.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