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의 후예들, 오늘은 내가 쏜다

입력 2008년04월1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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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성을 본떠 만든 궁시박물관.
흐드러진 봄꽃 소식에 절로 몸이 들쑤셔지는 때다. 꽃길 찾아 파주시로 달리는 길에 아주 색다른 박물관이 시선을 끈다. 영집궁시박물관. 생소하고 난해한 이름이다. “도대체 무슨 박물관이야?” 아이들이 묻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함께 들어가보라. 어디서도 좀체 경험할 수 없는 이색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있는 영집궁시박물관은 활 ‘궁’(弓) 화살 ‘시’(矢) 글자 그대로 활과 화살 박물관이다. 수 대에 걸쳐 가업으로 전통화살 장인의 길을 걸어 온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弓矢匠) 유영기 선생이 그의 아호(영집)를 따 세운 우리나라 유일의 활 화살 전문박물관이다.



유영기 선생.
북한 땅인 경기도 장단에서 태어난 유영기 선생은 15세 때 6·25전쟁을 만났다. 선대에 이어 궁시를 만들던 부친은 집문서와 패물은 뒷전으로 놔둔 채 화살장비와 민어부레(접착제)만 가지고 월남했다. 그 아버지의 뒤를 이어 50여 년간 화살대를 매만지며 살아 온 그가 2001년 5월 고향 가까운 이 곳에 궁시박물관을 건립했다. 평생을 궁시에 받친 그의 집념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유영기 선생은 유물이 발굴되면 그 것이 어느 시대, 어떤 상황에서 쓰인 화살인가를 알아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궁시박물관에는 시대별로 쓰였던 화살들이 옛모습 그대로 복원돼 있다.



시대별로 정리된 화살.
고구려 성 모양을 본뜬 박물관 전시장에는 각종 활과 화살 및 쇠뇌 그리고 활쏘기에 필요한 각종 용품들, 화살제작도구와 재료, 근대장인과 한량의 유품, 중국·인도·영국·인디언 등의 외국자료 등 다양한 궁시관련 유품이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활은 여러 가지 물체들을 결합해 만든 복합궁으로, 크기가 작으면서 탄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물소뿔, 쇠심줄 등을 붙여 만든 여러 가지 각궁, 대나무와 먹감나무를 붙여 만든 죽궁, 방짜유기로 만든 철궁 등이 있다.



신기전기화차.
소리 나는 화살인 효시(嚆矢)를 비롯해 관람객의 눈길을 끄는 건 수레 위에서 화살 신기전을 발사하도록 고안된 화차다. 조선시대 문종이 설계한 걸 재연했다고 한다. 신기전은 화약을 써서 추진하는 로켓형 화살로, 이 화차에는 모두 100발이 장착된다. 이 밖에 불화살 화전(火箭), 천자·지자·현자 등의 각종 화살과 장정 서너 명이 겨우 화살대를 장전할 수 있는 석궁도 있다.



궁시박물관은 전시에만 그치지 않는다. 직접 활과 화살을 만들어보고, 활쏘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역사 드라마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활과 화살을 직접 보고 활쏘기까지 할 수 있는 이 곳은 그래서 아이들에게 더없이 값진 체험현장이다.



용두삼시수노기.
약 300평의 박물관 야외장에는 전통 활쏘기와 쇠뇌쏘기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비롯해 휴식공간을 갖추고 있다. 궁시장의 가르침에 따라 죽궁 1개와 화살 1개를 만든 후 이 곳에서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게 된다. 체험을 원하는 이는 예약해야 한다.



4월16일~5월13일에 방문하면 <세계 전통 활·화살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한 특별전이 열리므로 더욱 다양한 궁시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자연 속 쉼터.
<영집궁시박물관(http://www. arrow.or.kr) 031-944-6800>



*맛집

이웃한 헤이리마을을 찾으면 예술적 감각의 건물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멋스런 분위기와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다. 꽃도예 갤러리인 도도헌(031-942-0918)에서는 퓨전 바베큐 요리를 비롯해 볶음밥, 중남미식 만두를 선보인다. 식물과 식물성을 미디어로 고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식물감각(031-957 -3123), 책방중심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인 북하우스의 포레스타(031-949-9303)는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활쏘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


*가는 요령

자유로를 타고 달리다가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보이면 바로 나타나는 성동IC에서 빠진다. 성동 4거리에서 금촌 방면 직진 - 헤이리 4거리 - 통일촌 3거리를 지나 법흥 3거리에서 좌회전, 이정표를 따라 700m 직진한다. 주차장이 보이기 전 포장도로가 끊기고 흙길이 나오는데 길이 끊어졌나 싶더라도 조금 더 가면 바로 주차장이 나온다.



활터.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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