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 세계 자동차 운전자들과 극빈층이 옥수수를 놓고 "생존 경쟁"을 벌인다?
황당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이미 이러 일이 무시무시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옥수수 등의 곡물이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을 만드는 데 투입되면서 전 세계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 연료의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엉뚱한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50ℓ의 자동차 연료탱크를 채우는데 필요한 옥수수(232kg)면 어린이 한 명을 1년간 먹여살릴 수 있다. FAO는 지난주 바이오 연료 정책이 중단되지 않으면 "대량 학살"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이 정치적, 도덕적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15일 지적했다.
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은 "이미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굶어죽지 않을 것이며 반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우프 총장은 전 세계 곡물 재고가 25년만에 최저 수준인 500만t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는 전 세계인이 기껏해야 8∼12주 동안 먹을 수 있는 분량 밖에 되지 않는다. 디우프 총장은 "세계 식량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면서 "이집트, 카메룬, 아이티, 부르키나 파소 등에서는 이미 폭동이 벌어졌고 수입의 50∼60%를 먹는데 쓰는 국가들로 불안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세계 식품 가격은 무려 57%나 올랐다. 더 큰 문제는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한 곡물 수요 증가, 인구 증가 등으로 식품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세계 최대 식량대국인 미국은 석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올해 전체 곡물 수확량의 18%를 에탄올 연료 생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캐나다, 동유럽 국가들도 바이오 연료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오는 2010년까지 바이오 연료의 비율을 5.7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65억명인 세계 인구는 2050년 전에 95억명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아시아 지역의 육류 소비 증가도 곡물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쇠고기 1g 또는 돼지고기 3.1g을 얻으려면 8.3g의 옥수수 사료가 필요하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이 경우 1980년 20kg이던 1인당 육류 수요가 50kg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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