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중국 도시 중산층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지면서 좀더 크고 안전한 차량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짐에 따라 그간 소형 자동차 생산에 치중해온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합병 등 거센 압박에 직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베이징 소재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위에 쭝씨는 2년 전 7만 위엔(약 990만원)을 주고 중국산 소형차를 구입했다. 하지만 불만은 커져갔다. 파워록, 자동속도조정시스템 등이 없어 사용하는데 여간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만간 결혼하는 그는 20만위엔(약 2천830만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승용차를 바꿀 예정이다. 그는 "국산 승용차는 너무 작고, 안전하지도 않다"며 에어백 시스템이 장착된 혼다 시빅을 고려 중이다.
경제성장으로 실탄이 풍부해진 중국 중산층이 좀더 크고 비싼 차량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싼 가격은 중국 중산층들에게는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쭝씨 같은 사람들이 늘어감에 따라 도요타, 제너럴모터스 등 외국 자동차 회사들은 이 같은 변화에 한껏 고무돼 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 시장은 지난 수년간 25%가량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도 독일에서 판매된 차량의 2배 가량이 내수 시장에서 판매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한다면 그만큼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이들 회사들은 내다보고 있는 것. 반면 중국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내수 부진이라는 경고음에 시달리고 있다. 비록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고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해외 수출 증가에 따른 것이지 국내 판매고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루이의 지난해 판매고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39만2천대에 이르렀다. 고유가로 해외에서 경차를 선호한 덕 때문이었다. 지리도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경차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은 51% 늘었다.
이처럼 엇갈리는 희비 속에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미래형의 "콘셉트 자동차"를 선보이는 등 바뀐 소비자의 입맛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합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에는 현재 자동차 제조회사만 100여개에 이르고 있다.
신문은 이어 10년전만 해도 승용차는 중산층 진입의 상징이었고 당시에는 대부분 작은 차들을 사람들이 몰고 다녔지만 이제는 안전하고 좀더 고급스런 차량을 구입하는 방향으로 중국의 자동차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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