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가 SUV속으로, 포르쉐 카이엔 GTS

입력 2008년04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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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SUV를 만든다고? 과연 잘 팔릴까?’

2003년 당시 포르쉐의 수입·판매업체인 한성자동차가 카이엔S와 터보 등 2종의 SUV를 국내에 판매한다고 밝히자 업계가 술렁였다. SUV 전문 브랜드인 랜드로버는 물론 웬만한 브랜드들은 이미 SUV를 팔고 있었고, 국내 스포츠카시장 점유율도 얼마 되지 않은 포르쉐가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게 자칫 위험요소로 비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깨고 카이엔은 2003년 34대가 팔렸다. 이 수치는 포르쉐 전체 판매대수인 80대의 42.5%에 해당한다. 이런 인기는 이후에도 계속됐고, 한성은 S와 터보 모델 외에 기본형인 카이엔까지 추가했다. 지난해 이 3종의 모델은 포르쉐 국내 판매 363대 가운데 160대를 차지할 정도가 됐다.

2005년부터 포르쉐 수입·판매업체는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로 법인이 바뀌었다. SSC는 카이엔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카이엔 GTS를 더했다. 이 차는 카이엔S의 V8 4,806cc 자연흡기방식 엔진을 기본으로 출력을 20마력 높이고, 디자인은 카이엔 터보에서 많이 채용했다. 한 마디로 카이엔S와 터보의 중간모델쯤 된다고 보면 된다. 카이엔 GTS를 타봤다.

▲탑승자의 눈길 끄는 강렬한 디자인
카이엔 터보를 접했던 이들에게 GTS는 그리 낯설지 않을 것 같다. GTS의 앞모양은 물론 뒷모양까지 터보에서 채용해서다. 앞모양의 경우 가로로 길게 뻗은 그릴과 그 양옆에 자리한 에어인테이크, 컬러 코드 하부 몰딩(앞, 옆, 뒤)으로 다이내믹한 모습을 살렸다. 뒷부분의 램프, 범퍼 등의 익스테리어, 더블 듀얼 머플러 등도 터보 모델에서 가져왔다. 테일 게이트는 원터치 전동방식을 채택해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고정식 이중 날개 프로파일이 있는 길쭉한 구조의 루프 스포일러, 사이드 윈도 서라운드, 도어 핸들 및 도어 실 트림 스트립 등을 검은 색으로 마감한 점, 듀얼 튜브 크롬 배기구 세트를 적용한 게 GTS의 특징이다.

실내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바로 강렬한 ‘붉은 색’이다.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 클러스터 등을 모두 붉은 색으로 처리했다. 대시보드 전반은 블랙 색상이다. 알루미늄 트림을 부분적으로 사용했으나 운전석에 앉으면 붉은 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다이내믹한 성능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지지대가 있는 12방향 전동식 스포츠 시트, 앞뒤 시트의 히팅 기능, 14개의 스피커를 장착한 보스 오디오 시스템 등 각종 편의장치를 채용한 것도 눈에 띈다. 뒷좌석은 2인승처럼 보이지만 성인 3명까지 앉을 수 있다. 레그룸이 넓은 편이며 뒷좌석은 60대 40으로 접혀 짐을 싣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과연 포르쉐, 뛰어난 달리기 성능
SSC는 “카이엔 GTS는 포르쉐 GT의 뛰어난 특성과 포르쉐 S의 스포츠 기능을 결합했다”며 “파워, 실용성 및 탁월한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를 타 본 결과 포르쉐만의 방식으로 SUV를 설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카이엔 GTS는 직접연료분사 및 배리오캠 플러스를 적용한 자연흡기식 V8 4,806cc 엔진을 얹었다. 개선된 흡기 매니폴드와 엔진 관리 시스템 장착으로 출력과 효율성이 향상됐다. 최고출력은 6,500rpm에서 405마력, 최대토크는 3,500rpm에서 51.0kg·m로, 0→시속 100km 도달시간 6.2초, 최고시속 253km의 성능을 자랑한다.

911시리즈를 떠올리는 이들은 GTS의 승차감 역시 딱딱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차의 서스펜션은 그리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포르쉐가 카이엔의 대중화를 위해 내린 결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먼저 시동을 걸었다. 이 차에서도 포르쉐 특유의 짜릿한 엔진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는 순간부터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카이엔 GTS의 가속감을 기분좋게 느낄 수 있다. 변속충격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속도계를 보지 않으면 시속 몇 km로 달리고 있는 지 잊을 정도다. 도로사정 상 시속 170km까지밖에 달릴 수 없었지만 405마력의 힘은 이 차를 더욱 달리고 싶게 만든다.

코너링 역시 안정적이다. 강철 스프링 스포츠 서스펜션과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관리(PASM), 21인치 스포츠 휠 등을 함께 장착한 덕분으로 보인다. 타이어가 노면을 꽉 움켜쥐고 있어 구불구불한 길을 착 달라붙는 느낌으로 돌아나간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나무랄 데가 없다.

▲모델의 차별화가 관건
카이엔 GTS는 디자인이나 성능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카이엔S의 엔진과 터보의 디자인을 채용해 더욱 개선시켰다는 점이 장점은 물론 단점아 될 수도 있다. 판매가격은 1억890만원으로, 카이엔S(9,645만원)와 터보(1억4,785만원)의 사이에 위치한다. 공인연비는 ℓ당 6.2km로 다른 두 모델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

이 차는 국내 출시 이후 지난 3월까지 3대가 신규 등록됐다. 같은 기간 카이엔S와 터보가 각각 17대 등록된 걸 보면 아직 소비자들에게 다른 두 모델과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이 최근들어 마니아층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인 만큼 GTS만의 장점을 제대로 알려준다면 더 많이 판매될 가능성이 있는 모델이다.

시승 /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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