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제일화재 인수전이 결국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한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으로 치닫게 될 전망이다. 제일화제 최대주주(20.68%)인 김영혜 이사회 의장이 24일 예상대로 메리츠화재의 인수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측은 이날 공시를 통해 제일화재 지분을 9.0%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영혜 의장과 한화 측 지분은 30.13%로 늘어나 메리츠화재 측 11.47%의 세 배 정도를 확보했다. 초반 레이스에선 한화 측이 우위에 선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M&A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한 채 주식 공개매수 등 구체적인 M&A의 "전술"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 측이 이사회에서 적대적 M&A를 최종 확정하면 25일부터 양측 간 지분 확보 경쟁이 불붙게 된다. 냉각 기간이 끝나 이날부터 다시 지분 획득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한화건설 등 5개 계열사를 동원해 추가로 25∼30%의 지분을 사들인 뒤 김 의장과 회사 임원들이 가진 21.13%와 합쳐 50% 안팎을 확보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실제 한화건설과 한화갤러리아,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리조트, 한화테크엠 등 당초 지분 매집에 동원하겠다고 지목한 5개 회사 외에도 5개 계열사가 추가로 지분 매입에 동참했다. 한화건설 등 5개 사가 0.99%씩 매입했고 제일화재 계열사인 동일석유도 0.99%, 한화S&C와 한컴이 0.99%, 한화개발이 0.56%, 한화폴리드리머가 0.54%를 사들였다.
메리츠화재 측은 적대적 M&A 방법으로 매입 가격과 물량, 기간 등을 정해 장내에서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심의 카드"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현재까지의 정황대로라면 M&A 재료 덕에 제일화재 주가가 계속 치솟고 있어 메리츠금융그룹이나 한화그룹 모두 과반 지분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메리츠와 한화는 또 모두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6.55%)이나 그린화재 및 이영두 회장(4.5%)을 붙잡기 위한 물밑 다툼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제일화재 인수전의 또 다른 변수는 대주주 변경 승인 문제다. 보험업법상 보험사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거나 최대주주가 될 때는 사전에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한화의 경우 김영혜 의장이 김승연 회장 누나여서 특수관계인에 해당해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한화 계열사들은 제일화재 주식을 1% 이상 사지 못한다. 메리츠화재 계열사의 경우 이 승인이 나기 전까지는 회사별로 9.99%까지만, 한화 계열사는 0.99%까지만 제일화재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승인에는 보통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한화는 22일 이를 신청했으며 메리츠는 25일 이사회 후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한편 23일까지 6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 행진을 하던 제일화재 주식은 이날 하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5.34% 빠진 1만9천500원으로 마감됐다.
sisyphe@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