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피어나는 북한강에서 봄의 왈츠를…

입력 2008년05월0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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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소에서 양수리로 이어지는 국도 6번 길과, 양수대교에서 춘천으로 이어지는 국도 45번 길은 시종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낭만의 드라이브 코스다. 이 길을 따라 달리다보면 와인색 벽돌로 지어진, 중세 유럽의 성같은 이국적인 분위기의 건물을 만난다. 이 곳은 커피마니아들에겐 이미 오래 전 소문난 ‘왈츠&닥터만(Waltz & Dr. Mahn)’ 커피 박물관이다. 2006년 8월 문을 연 이 곳은 커피에 대한 모든 걸 한눈에 볼 수 있다.



북한강변에 커피향 가득한 박물관이 자리잡은 건 커피에 미친 한 사나이의 오랜 꿈이 맺은 결실이다. 인테리어회사를 경영하던 한 남자가 일본 출장길에 우연히 왈츠라는 커피회사를 알게 됐다. 그 곳에서 60세가 넘은 공장장이 직접 커피를 볶으며 "아직도 커피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걸 듣는 순간 그는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원두커피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89년에 홍대 앞에 원두커피 전문점 왈츠를 열며 국내 커피역사를 바꾸는 데 큰 몫을 했다.



그 후 그는 돈만 생기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좋은 커피와 커피밀을 사들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커피를 재배해보겠다는 욕심으로 제주도를 뒤지고 다니기도 했다. 어느 날 프랑스 여행길에 만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페 듀마고는 그에게 새로운 충격을 줬다. 사르트르와 보봐르가 원고를 썼다는 그 카페의 테이블이 하루 종일 예약돼 있는 걸 보며 ‘우리에게는 왜 자랑할 만한 커피 문화가 없을까’라고 생각한 그는 그 날부터 ‘100년 가는 커피점을 짓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리고 3년 후 그는 북한강 가장 가까운 곳에 ‘왈츠&닥터만’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을 열고 최고급 커피를 선보였다. 블루마운틴 100%를 비롯한 26종의 커피를 준비했고, 커피맛을 좌우하는 잔에서부터 실내 분위기 또한 커피 마시기 가장 좋은, 엔틱한 분위기로 꾸몄다. 자연 소문은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 번지기 시작했고, 소문난 커피맛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문인과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왈츠&닥터만’은 북한강가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06년 8월 커피박물관을 개관했다. 커피에 미쳐 세계를 쏘다닌 지난 세월동안 모아 온 커피관련 역사적 유물들과 귀한 자료들을 한자리에 선보인 것이다. 그가 바로 이 박물관 문을 연 박종만 씨다.



박물관은 커피의 역사, 커피의 일생, 커피 문화, 커피 재배온실, 커피 미디어 자료실 등 5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 300년 전 사막에서 사용하던 커피 추출기와 19세기 그라인더 등의 자료를 비롯해 커피의 모든 걸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 1,500여 점을 전시했다. 커피와 예술의 만남을 기념하는 역사적 인물들과 예술작품들도 함께 전시했고, 세계 각국의 커피잔 컬렉션도 구경할 수 있다. 또 커피 재배온실에서는 묘목 떡잎부터 빨갛게 익은 열매까지 커피나무의 전 생장과정을 볼 수 있다.



매시 정각과 30분에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 투어를 할 수 있다. 1시간 정도 걸리는 투어에는 직접 커피를 추출해 마시는 체험도 포함돼 있다. 은은한 향을 음미하며 갓내린 커피를 마실 때면 그제사 박물관 입장 전 미군용차를 개조한 매표소에서 지불했던 5,000원의 입장료가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는 커피와 함께하는 클래식음악회가 열린다.



·개관시간 : 오전 10시30분~오후 6시(월요일 휴관)

·입장료 : 대인 5,000원, 소인(초등학생까지) 3,000원

·문의 : 031-576-0020. www.wndcof.com



*맛집

박물관 1층은 레스토랑. 푸른 잔디가 깔린 앞뜰이 북한강과 이어지는 특급 전망에 엔틱한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문 앞까지 나와 손님을 맞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는 이 곳의 유명한 지배인 할아버지. 노르웨이 호화유람선에서 일했다는 지배인의 품위있는 서비스가 손님을 기분좋게 만든다. 레스토랑 입구에 놓인 200년된 미니파이프 오르간이며, 영국 왕실에서 사용했다는 램프는 레스토랑 분위기를 더욱 격조있게 만든다. 거기에 걸맞게 나오는 코스요리는 까다로운 미식가도 만족시킬 만한 수준. 주방장이 추천하는 슈발리에 정찬코스는 달팽이요리와 클램차우더 스프, 푸짐한 바닷가재와 샤또브리앙 스테이크, 그라탕과 샐러드가 나오는데 그야말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가는 요령

올림픽대로를 타고 미사리조정경기장을 지나 팔당대교를 건너 우회전한다. 진중 3거리에서 좌측 춘천 방향으로 이어지는 국도 45번을 타고 6㎞ 가면 왼쪽으로 남양주영화촬영소가 나온다. 그 반대편 강쪽 방향으로 100m 정도 들어가면 왈츠&닥터만 커피박물관 주차장이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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