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08년05월2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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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값이 태산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일부 주유소가 휘발유값보다 경유값을 더 비싸게 받는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격으로 보면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더 비싸야 할 이유가 없어 주유소 폭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한 휘발유가격은 ℓ당 1,760원, 경유가격은 1,623원이다. 세금을 제외한 공장도가격은 경유값이 휘발유보다 ℓ당 111원 비싼 1,005원이었으나 휘발유에 부과되는 세금이 866원으로 경유의 618원보다 높아 소비자가격은 여전히 휘발유가 비싸게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일부 주유소가 국제 경유값 인상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소비자가격을 높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비난이 거세다.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은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싼데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은 더 비싸게 받아 소비자를 두 번 울린 셈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만 내놓고 있다. 주유소 판매가격은 주유소마다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여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주유소 가격을 고시, 주유소의 가격경쟁을 유도했으나 고시가격과 판매가격 차이가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국민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경유를 쓰는 소비자는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경유값 상승은 소비자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업체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경유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SUV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들이 위기에 빠지고, 여기서 이탈한 소비자는 수입 SUV를 찾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5사 사장들이 힘을 모아 정부에 경유값 세제 인하를 요구했으나 세수 부족을 이유로 정부는 들은 체도 않고 있다.

당초 정부가 휘발유:경유:LPG의 가격비를 100:85:50으로 약속한 것만 이행해줘도 좋다는 게 국민들의 바람이지만 현재 휘발유값에 경유값을 85% 수준으로 맞추려면 경유값은 ℓ당 127원(10일 기준)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2006년 자동차용 경유소비량이 145억7,597만ℓ였음을 감안할 때 ℓ당 127원을 내릴 경우 정부는 무려 1조8,000억원의 세수 감소를 감당해야 한다. 정부가 경유값 인상을 방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라는 게 국민들의 지적이다. 낭비되는 세금탈루를 막아 최소한 경유값이라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일부 주유소가 경유값을 휘발유보다 비싸게 파는 건 막아야 한다는 게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소비단체 관계자는 "오른다고 가만 놔두고, 국제유가를 핑계로 계속 판매가격을 올릴 경우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다"며 "적어도 정부가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경유값 때문에 폭동이라도 일어날 태세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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