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토요타 방어전략 세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현대는 토요타가 자사의 효자차종인 그랜저와 싼타페를 직접 겨냥한 재품라인업을 짤 것으로 확인되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토요타 공습"을 막아내지 못하면 국내 시장에서의 막강한 지위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토요타는 먼저 캠리로 그랜저급 시장을 흔들 계획이다. 캠리의 경우 2.4 및 3.5 가솔린이 선보여 표면적으로는 혼다 어코드 2.4 및 3.5와 경쟁관계를 형성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현대 그랜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업계에선 같은 일본차인 캠리와 어코드, 여기에다 닛산 알티마가 경쟁구도를 만들면 그랜저급 수요층의 관심이 일본차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는 이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캠리 출시 전 그랜저의 상품성을 최대한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수입차의 약점으로 꼽히는 애프터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을 묶어둔다는 방침이다. 현대는 그러나 상품성 개선의 경우 가격상승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중·저가 수입차의 판매가격이 국산차에 비해 비싸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자칫 가격을 인상할 경우 반발심리로 수요가 수입차로 이동할 수 있어서다.
현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결국 차별화된 애프터서비스쪽으로 가닥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타는 또 RAV4로 싼타페를 겨냥하고 있다. 토요타는 혼다 CR-V의 한국 내 인기요인을 조사한 만큼 CR-V는 물론 싼타페 수요까지 끌어올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AV4의 경우 2.4 및 3.5 가솔린엔진이 탑재되지만 한국 내 경유 및 휘발유 가격차이 축소에 따라 디젤엔진의 장점이 사라진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 동안 국산 SUV의 강점이었던 디젤의 경제성이 낮아지는 게 토요타로선 내심 반가운 셈이다. 그럼에도 현대로선 싼타페 디젤의 연료효율 부각 외에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게 사실이다. 가솔린과 연료가격은 같더라도 디젤의 효율성이 높다는 점과,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장점으로 적극 앞세운다는 것.
현대 관계자는 "국내 SUV시장을 지키려면 결국 차값과 연료효율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며 "문제는 토요타가 한국에 발을 디딘 후 일본차의 국내 판매가격이 어떻게 변할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일본차 간 경쟁이 치열해져 가격인하 등이 단행될 경우 상대적인 타격은 현대가 입는다는 뜻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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