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쏘나타와 그랜저의 가격차이가 4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면 누구나 잘못됐다고 여길 것이다. 급이 다른 모델의 가격이 같다는 건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포드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뉴 몬데오가 바로 이런 상황을 만들어냈다. 배기량 2.0ℓ인 이 차의 판매가격은 3,850만원. 윗급인 3.5ℓ의 대형차 토러스와 비교할 때 40만원 싸다. 대형차와 중형차의 가격차이가 없는 셈이다.
포드측은 “토러스가 크고 편한 데 초점을 맞춰 개발한 차라면 뉴 몬데오는 디젤엔진을 얹은 데다 편의장비를 많이 달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토러스가 휘발유엔진인 데다 편의장비가 별로 없어 쌀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포드는 지난해 토러스를 출시하면서 “구형보다 차체가 커지고 편해졌으며 각종 편의장치를 장착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뒤가 안맞는다.
포드는 또 “유럽에서는 뉴 몬데오가 파사트와 경쟁하는 모델인데도 국내에서는 파사트보다 훨씬 싸게 가격을 정했다”며 혹시 불거질 지 모를 뉴 몬데오의 "폭리설"을 차단했다. 포드측 설명처럼 뉴 몬데오의 가격을 파사트와 비슷하게 정했다면 중형차가 대형차보다 오히려 비싼 기현상이 빚어졌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실제 토러스에 프로모션이나 각종 할인혜택이 제공되면 뉴 몬데오보다 싸지는 건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구형 몬데오의 가격은 얼마였을까. 포드는 2005년까지 몬데오 2.0을 3,160만원에, 2.5는 3,780만원에 각각 판매했다. 더구나 지난해엔 2.0을 2,660만원까지 깎아 팔며 ‘2,000만원대 세단’이라고 홍보했다. 단순히 가격비교를 하자면 신차는 구형에 비해 1,200만원 이상 비싸진 셈이다.
포드의 딜러 관계자는 "가격 역전현상 때문에 도저히 뉴 몬데오를 팔 자신이 없었으나 초기 공급물량이 너무 적어 현재로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물량이 제대로 들어오는 올 가을에는 뭔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악성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누구도 이해 못할 가격정책이 가져올 부작용이다. 자칫 수입사의 잘못으로 애꿎게 딜러만 곤욕을 치르지 않을까 우려된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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