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정유사가 대리점 및 주유소에 판매하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앞지르면서 조만간 전국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경유의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19일부터 경유를 휘발유보다 ℓ당 5원 높은 가격에 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GS칼텍스도 21일 오전 0시를 기해 경유 가격을 휘발유보다 ℓ당 5원 높게 책정했으며 SK에너지는 22일 오전 0시부터 경유 가격을 휘발유에 비해 역시 ℓ당 5원 비싸게 조정했다. 이처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한 것은 국제 석유시장에서 급등하고 있는 경유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올해 1월 첫 주와 5월 둘째주 까지 석유공사 자료를 확인해 보면 국내 도입원유라고 볼 수 있는 두바이 원유의 경우 배럴당 91.2달러에서 124.35달러로 30.5%로 올랐다. 같은 기간에 국제 휘발유 가격은 24%(104.42→129.48달러), 나프타는 16%(95.22→110.42달러), 벙커C는 26%(78.09→98.5달러) 올랐다. 그러나 이들 제품의 가격 인상률은 경유(황함량 0.05% 이하 기준)에 비해 현저히 낮다.
국제 시장에서 경유 가격은 연초 113.91달러에서 5월 둘째 주에 162.75달러로 42.9%나 올랐으며 셋째 주에 170.11달러로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올들어 국내 경유가격의 인상은 이같은 요인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의 경우 1월 첫째주와 5월 둘째주 사이의 변화를 보면 휘발유는 1천636.58원에서 1천768.22원으로 8% 인상됐으나 경유는 1천442.77원에서 1천716.06원으로 18.9% 올랐다.
이처럼 국제 시장에서 경유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원인은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후발산업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산업용 경유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2~4월 중국내 일부 정유공장의 정기보수로 경유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중국의 일일 경유 수입량이 급증한 것도 경유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근 쓰촨성 대지진으로 인해 중국의 경유 수입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정유사 관계자는 "원유가격 상승 원인을 투기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경유 가격 급등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일부 요인이 해소되면 최근의 급등세는 꺾일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전세계적인 경유소비량 추이를 보면 수요 증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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